<르포> "그때가 좋았지"…중국 충칭 시민들 '보시라이'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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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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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의 중심가 제팡베이 거리에는 루이뷔통, 구치, 까르띠에 등 명품들의 플래그샵이 밀집해 있다.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그가 중죄를 저지른 것은 명백한 잘못이지만, 아직도 가끔 그가 그리울 때가 있다."

지난 9일 중국 충칭(重慶)의 중심가 위중(渝中)구에 위치한 제팡베이(解放碑)거리에서 만난 리(李)모씨는 기자가 보시라이(薄熙來)에 대해 물어보자 이렇게 답했다. IT업체의 관리직이라는 그는 "충칭은 여전히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게 사실"이라며 "보시라이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새로운 사업들을 밀어붙이던 3~4년전의 활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소개했다. 보시라이에 대한 이야기가 몇마디 오가자 지나가는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보시라이사건이 터진 직후였던 지난해 5월만해도 그에 대한 언급을 꺼렸던 충칭시민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서인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기자가 베이징에서 왔다는 말을 들은 행인 둥제(董杰)씨는 "충칭도 베이징처럼 공기가 무척 안좋았지만 3~4년전부터 급속히 좋아졌다"며 "보시라이가 충칭에 오자마자 대대적으로 녹화사업에 나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충칭에는 도심, 외곽, 강변을 가리지 않고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둥씨는 "나무가 많아져서 도시가 아름다워졌고 공기가 맑아졌다"면서 "가끔씩 도심의 무성한 나무들을 보면 보 전 서기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곁에서 둥씨의 부인 역시 짙은 충칭억양으로 "보시라이 시절을 떠올리기는 여성들도 마찬가지"라고 거들고 나섰다. 충칭은 창장(長江)초입에 위치해, 물동량이 거대한 항구도시다. 항구도시의 특성상 조직폭력배의 세력이 강했지만 보시라이는 이를 일망타진해 거의 뿌리를 뽑다시피했다는 것. 둥씨부인은 "학생시절 밤에 돌아나니가가 얼마나 무서웠었는지 모른다"며 "보시라이 집정 이후 밤에도 여성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돌아다닌다"고 소개했다. 보시라이 집정시절의 활기가 아쉽다는게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충칭시민들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충칭의 경제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충칭에서 가장 번화한 곳인 제팡베이는 충칭경제발전의 상징이다.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이 세운 후 공산당 혁명원로인 류보청(劉伯承)이 이름을 바꾼 제팡베이 주위에는 고급백화점과 명품샵들이 즐비하다. 루이뷔통, 구치, 오메가, 까르띠에 등의 명품브랜드는 일찌기 충칭의 발전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제팡베이를 지나치는 충칭시민의 옷차림이나 백화점에서 고가의 물건들을 서스럼없이 구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소비수준 향상을 목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관인차오(觀音橋), 난핑(南坪)광장 등 신흥 소비중심지 역시 충칭의 소비력 향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지난해 충칭시의 GDP는 1조1459억위안(한화 약 206조원)을 기록했다. GDP 5793억위안을 기록했던 2008년 이후 4년만에 경제규모가 두배로 늘어난 것이다. 2015년이면 1조5000억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인당 GDP는 전년대비 13.4% 증가한 6191달러로, 중국전체수준인 6100달러를 넘어섰다. 소비재 매출역시 16% 증가한 3961억위안을 기록했다. 서부지역에서 가장 발전이 빠른 곳이며, 발전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코트라 박철 충칭무역관장은 "서부대개발의 중심지인 충칭은 중국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지원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광물자원과 인적자원이 풍부해 산업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며 "서부 내수시장의 중심지인 충칭에 우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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