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터널 속 시련 겪는 건설사…자사주매입, 신사업개척 등 위기탈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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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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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노경조 기자=계속되는 부동산 경기불황으로 올해도 건설사들은 추운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중견 건설사들은 유동성 악화로 줄줄이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이에 각 회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 등의 방법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또 민간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국내 에너지와 호텔업·레저 등의 사업에 잇따라 진출해 살길을 찾고 있다. 

◆흔해진 워크아웃·법정관리

시공능력평가 21위의 경남기업은 지난달 31일 두번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이 확정됐다. 2011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 만이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을 신청한 건설사는 12곳이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곳은 13곳에 이른다. 100대 건설사 4곳 가운데 1곳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셈이다.

올해에만 쌍용건설, STX그룹과 동양그룹, 한일건설 등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 또는 진행 중에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합병(M&A) 지연 등의 이유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부지기수다.

법정관리 중인 동양건설산업은 노웨이트컨소시엄과 본계약까지 체결했으나, 노웨이트컨소시엄이 중도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해 M&A가 파기됐다. 벽산건설과 LIG건설 등도 매각 본입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워크아웃 자체가 지지부진한 상태인 쌍용건설은 M&A 지연 등으로 채권단과 출자전환 여부를 논의중이다. 

◆"회사 살리자"…자사주 매입·신시장 개척 등

상황이 이렇자 임원 또는 회사 차원에서 직접 회사 살리기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동성 문제로 저평가된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 1조8735억원으로 2198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한라는 주주들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 개선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라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물량이 23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계속해서 힘이 부치자 지난달 10일 임원 3명이 각각 3000~4000주씩 주식을 매입했다.

한라 유상증자에 참여한 계열사 만도도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고자 지난달 8일 임원 10명이 동시에 자사주를 사들였다.

법정관리 중인 남광토건은 지난해부터 출자전환을 통해 회사 살리기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난 7월 회생채권 출자전환으로 87만8654주(11.38%)를 취득했다. 그러나 M&A를 통해 새주인을 찾아 나서기에는 위험이 크다며 지분을 8.24%로 낮추고, 그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변동되는 등의 잡음도 많았다.

대우건설은 박영식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계속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개별 매입뿐 아니라 적립식 금융상품 '아이 러브 대우건설'을 개설해 지난달부터 매월 일정한 금액을 모아 자사주를 샀다.

기존 주택사업 외에 다방면으로 진출하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 한라는 환경과 에너지, 발전, 정보통신(IT), 자원개발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동부건설도 화력발전사업에 진출했으며, GS건설은 플랜트 건설 등 해외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호반건설과 부영그룹 등도 각각 쇼핑몰 사업, 호텔·레저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외부환경이 너무 열악해 이같은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내년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힘든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며 "각종 부동산대책이 어떻게 입법화되는지에 따라 위축된 민간시장이 조금이라도 활성화되면 일정부분 내년까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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