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에 따르면 1950년 이전에 지어진 이 주택(건평 41.82㎡/대지 82.6㎡)은 목조 1층 한옥으로 천장과 벽에는 구멍들이 뚫려 있고 내부 보의 처짐이 진행돼 지난 7월 말‘위험시설물 E급’으로 지정, 철거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집에서 수년 동안 지내온 이덕원(80) 할머니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고 보일러도 오래전에 고장 났으며, 정화조가 없어 재래식 화장실마저 폐쇄된 집에서 밖에서 볼일을 해결하고, 취사용 가스가 없어 주로 생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이씨 할머니는 가족도 없고 기초노령연금과 우체국연금 총 14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으로 집수리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다. 하지만 집을 소유하고 있어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될 수 없고, 차상위 계층을 위한 저소득층 집수리사업조차 지원받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긴급대책을 마련했다.
종로구는 먼저 이씨 할머니를 위험한 주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전한 임시 주거지를 마련해 이주시켰다. 시설 점검과 보수 방안은 건축과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축사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활용해 건축사 김장원 씨의 재능기부로 해결하고, 현대아산(주)의 재능기부로 9월 초에 이틀간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또 가회동과 ‘사랑나눔 1社1洞’ 결연을 맺은 현대건설(주)은 철거 후 그 자리에 들어서는 컨테이너 하우스의 설치비를 기부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내미는 작은 도움의 손길들이 모이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소외되는 주민들 없이 모든 주민들이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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