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역으로 들어서는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 [이명철 기자@]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에서 출발해 한시간여를 달린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이 마산역 승강장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파란 바탕에 용의 머리와 목재 무늬가 그려진 기관차와 쪽빛·동백꽃·학 등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5량의 객실이 눈에 들어왔다.
열차가 멈추고 탑승해 국내 최초로 좌식으로 구성된 다례실로 입장했다. 이곳에서는 녹차 등 남도의 차를 즐기며 다례를 배울 수 있다. 남도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카페실과 구성진 남도 노랫가락을 들을 수 있는 이벤트실도 마련됐다.
한시간을 더 달려 북천역에 도착하니 몇분간의 정차시간이 주어졌다. 경전선 북천역은 메밀꽃과 코스모스 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철로변에는 코스모스가 무수히 피어 장관을 이뤘다고 열차 승무원들이 전했다.
잠시 후 첫 번째 방문지인 하동역에 도착했다. 섬진강변에 위치한 경남 하동군은 전남 광양이 바로 건너편이다. 재첩·벚굴로도 유명하며 최참판댁·화개장터 등 관광명소도 있는 곳이다. 하동역에서는 관광을 즐기도록 당일코스와 1박 2일 코스를 운영 중이며, 편리한 여행을 위한 카쉐어링(시간제 차 대여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었다.

최참판댁에서 바라본 경남 하동군 평사리 일대 전경. [이명철 기자@]
최참판댁을 나와 영호남 연결통로로도 유명한 ‘있을 건 다 있고 없는 건 없는’ 화개장터에 도달했다. 각종 건어물과 약재, 나물, 밤·감 등을 파는 상인들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으며 생막걸리를 파는 주점 주인은 안주거리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안내를 하던 하동군 관계자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화개장터는 5일장으로 열렸지만 상시 장으로 바뀌면서 더 활기찬 곳이 됐다”고 말했다.

전남 하동군에 위치한 화개장터. [이명철 기자@]
하동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먼저 떠난 S트레인 대신 무궁화호 열차에 올라 순천역에 이르렀다. S트레인 노선은 S트레인 패스 구매 시 관광열차가 없는 사이 다른 열차를 타고 자유롭게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돼있다. 아니면 구간마다 몇천원의 요금을 지불하고 다른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전남 순천시는 국제 환경단체 람샤르가 인정한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인 순천만이 위치했다. 올 4~10월에는 습지를 무대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기도 했다. 특히 맛의 고장 전남 지역답게 각종 맛집이 즐비했다. 코레일도 홈페이지를 통해 대원식당·장터국밥 등 주요 맛집을 소개해 관광객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었다.
코레일 여행 담당 관계자는 “‘여행은 동에서 서’라는 말이 있듯이 맛집을 찾아 영남 지역에서 호남 지역으로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며 “탑승객도 광주~마산보다 부산~여수엑스포 구간이 더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S트레인은 4월부터 운행을 시작해 공전의 히트를 친 중부내륙관광열차 O·V트레인에 이어 9월부터 운행에 들어간 세 번째 관광열차다. 임시 상품이 아닌 관광전용열차 정기노선으로, 제1구간인 부산~구포~진영~창원중앙~마산~진주~북천~하동~순천~여천~여수엑스포, 제2구간 광주~광주송정~남평~보성~득량~벌교~순천~하동~북천~진주~마산을 각각 매일 한차례씩 왕복 운행한다. 이미 주말 표는 일찌감치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코레일측의 설명이다.
승차권 이용가격은 부산~여수엑스포 2만6900원, 광주~마산 2만8500원이다. S트레인과 연계구간(경전선·전라선·진해선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S트레인 패스는 1일권이 4만8000원(어른용)이다.
한편 열차 운행 도중 범죄 예방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듯하다. S트레인은 열차가 수시로 정차해 탑승객들이 승하차를 하고 다례실·카페실·이벤트실 등으로 승객 이동이 빈번한 편이다. 이동 경로에 놓인 좌석과 짐칸의 짐들은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별도 칸에 사물함이 있긴 하지만 수가 너무 적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관광열차 내에서 범죄가 발생한 적은 없었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