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손호준·엄지원 ‘반전의 신 스틸러’ 안방극장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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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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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냈다. 기대하지 않았던 캐릭터들이 신 스틸러(scene stealer)로 거듭나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이민호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2013년 하반기 기대작 SBS ‘상속자들’의 라이징 스타는 단연 김우빈이었다. 김우빈은 조인성․장혁․임수정․하지원․배두나․김래원 등의 톱스타를 탄생시킨 KBS2 드라마 ‘학교’ 시리즈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며 슈퍼루키로 급부상했다. 영화 ‘친구2’에 장동건의 아들로, 또 장동건 주연의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 SBS ‘상속자들’에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며 ‘제2의 장동건’을 예고했다. 

하지만 김우빈에 열광할 준비를 마친 시청자는 이내 이민호에게 마음을 뺏겼다. “2009년 종영한 KBS2 ‘꽃보다 남자’ 구준표의 복사판이 아니겠느냐”는 논란을 보란 듯이 불식시키며 5년간 연기자로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안하무인 철부지 구준표는 오간 데 없고 상처받고 사랑에 굶주린 김탄만이 이민호의 깊어진 눈빛을 싣고 대중 앞에 섰다. 이민호의 김탄은 “나 너 좋아하냐?” “지금 너 안고 싶으면 미친놈이냐?” 등의 재기발랄한 김은숙 표 대사들을 풍부한 감성으로 소화하며 김 작가의 믿음에 보답했다.
 

손호준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최대 수혜자는 처음부터 쓰레기 역의 정우로 결정돼있었다. 긴 무명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톱스타로의 비상을 앞둔 정우는 패션디자이너 김진, 배우 김유미와의 연이은 스캔들로 불거진 ‘양다리 설’과 소속사의 미흡한 대처로 휘청거렸다. ‘톱스타 양성소’라 불리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명성에 금이 가나 했더니 정우의 빈자리를 의외의 복병 배우 손호준이 채웠다. 

손호준이 연기하는 해태의 분량은 물론 주인공인 쓰레기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하지만 만화 ‘슬램덩크’ 송태섭의 소라 머리로 실감 나게 사투리를 뱉어내며 ‘순천 출신 1호 오렌지족’을 꿈꾸는 해태의 매력은 손호준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영화 ‘바람(2009)’에서 완벽한 부산 사투리를 선보인 손호준이 ‘응답하라 1994’ 오디션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날리자 신원호 PD가 “경상도 사람 아니었느냐”며 아연실색한 일화는 그의 무결점의 전라도 사투리가 광주 출신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엄지원
 

서태지와의 스캔들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지아는 윤여정‧이승연을 화려하게 재기시켜 ‘문제 연예인 복귀 전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스타 작가 김수현과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통해 손을 잡으며 갱기하는 듯했다. 하지만 대중은 이지아의 얼굴에만 집중했다. 

이지아의 부자연스러운 얼굴 야기한 어색한 표정 연기와 성형설로 얼룩질 뻔했던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구원 투수는 엄지원이었다. 엄지원은 동생이 두 번 결혼하는 동안 꿋꿋이 싱글 신분을 지켜온 까칠한 30대 전문직 종사자 오현수를 현실감 있게 소화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파혼당하고 “왜 나를 말리지 않았느냐”며 따져 묻는 친구에게 “내 불행이 아니니까”라며 무심한 듯 못을 박지만 유난스럽지 않게 묵묵히 보살피는 오현수를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선보이며 ‘김수현 사단’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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