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최근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①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왼쪽 둘째)이 전남 화순에 위치한 도로안전시설물 제조기업 동아에스텍을 방문해 업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②김종준 하나은행장(오른쪽)이 부산 사상공단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③윤용로 외환은행장(오른쪽 둘째)이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소재 자동차용 금형 제조업체 로얄이지를 방문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④신충식 NH농협은행장(왼쪽 둘째)이 경기도 의왕시 오전공단에 위치한 오킨스전자를 찾아 반도체 검사용 장비 제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각 은행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지방의 중소기업으로 향하는 한 시중은행장은 언제나 검정색 세단 대신 9인승 승합차에 올라탄다.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이용해 시간을 절약해야 더 많은 중소기업을 방문할 수 있다는 행장이 승합차를 타고 달린 거리는 어느덧 2만㎞를 향해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최근 이 같이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하거나 간담회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경영상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올 초 두 달여간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중소기업 희망 징검다리 투어’를 실시했다.
이 행장은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중소기업을 방문하고, 각 산업단지 대표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그가 중소기업을 방문할 때 마다 시간을 벌기 위해 행장 전용차 대신 이용하는 승합차의 주행거리는 1만6854㎞에 달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정기적으로 중소기업 경영진을 만나 각종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경영자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 1월 부산을 시작으로 2월 인천, 3월 광주에서 잇따라 행사를 진행했다.
4, 6월에는 산업현장의 고충을 파악하고 동반성장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 소재 중소기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지난해 6월부터 ‘지방 선도기업 최고경영자 초청 간담회’와 중소기업 현장 방문을 병행하고 있다.
올 2월 부산, 울산, 대구를 잇따라 방문한 윤 행장은 호남, 충청, 경기를 거쳐 9월 서울 강남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을 만났다.
지난해 11월에는 계열사인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과 함께 충청영업본부를 찾아 하나은행, 외환은행과 동시에 거래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역시 지난 2~3월 지방 소재 중소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각 업체를 방문했다.
부산과 울산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 서 행장은 울산에 위치한 업체 3곳을 둘러보고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서 행장은 이후 창원‧경남, 대구‧경북, 광주‧호남, 대전‧충청지역 중소기업을 차례로 방문해 간담회를 실시했다.
신충식 NH농협은행장의 경우 올해를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의 해’로 정했다.
현장에서 청취한 기업의 고충을 반영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신 행장의 방침이다.
신 행장은 지난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오전공단을 처음 방문한 이후 4월 경남, 11월 반월‧시화공단 소재 중소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9월 우수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2013 KB 굿잡 창조기업 취‧창업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다.
‘KB 굿잡’은 KB금융지주가 앞선 2011년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출범시킨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다.
박람회에서는 창업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안내하고,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금융 상담을 제공하는 금융지원관이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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