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 누굴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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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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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오경기양주소방서 고읍센터장



2007년 7월. 캐나다 벤쿠버에 연수를 갔을 때 일이다. 우연히 출동 중인 소방차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당시 싸이렌을 울리며 달리고 있는 소방차 앞으로 마치 홍해가 갈라지는 듯 도로 양측으로 정차하는 차량들을 보고 놀람과 부러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선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는데, 기초질서 부분에선 많은 격차를 실감하게 되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이 시작된 것은 이미 오래 전 부터다. 또한, 양보가 아닌 의무사항으로 제도화 된 지 5년이나 지난, 현재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한 번 성숙된 국민의식을 아쉬워하며 펜을 들었다.

여러분은 매스컴 상에서 자주 이런 보도를 접했을 것이다.

“화재 시 불법 주․정차 등으로 소방차 진입 어려워...”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처치 및 병원이송 늦어져 안타까운 목숨이...”

“긴급출동 차량 뒤에 따라붙은 얌체 운전자족...”

위급한 상황에 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화재는 발생하고 5분 이상 경과하면 확산속도 및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건물진입이 어려워진다.

또 심정지 및 호흡곤란 등의 응급환자는 4~6분(Golden Time)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는 경우 뇌손상이 시작된다.

만약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119에 신고한 지 한참이 지나도 기다리는 소방차가 오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정부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방지하고자 법적 장치를 마련해 제도화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법령이 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운전자 자신의 실천의식이 없으면 아무리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도 개선되기는 어렵다.

소방차가 긴급출동 할 때 마치 자동차 경주하듯 소방차 앞 또는 뒤에서 신호와 차선을 무시하며 운전하는 운전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묻어 가기식의 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정작 소방차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칫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다. 운전자의 안전 또한 보장할 수 없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순간의 짜릿함으로 또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꼼수가 다른 이에게는 생명을 다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임을 반드시 기억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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