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훈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지난 1월 취임후 미술인 기초 복지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지난 15일 인사동 한식당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미협회원증과 함께 조형학회에 등록되어 세계에서도 예술인으로 통용되는 'IAA'카드를 제작중에 있다"고 밝혔다.
미술관 박물관 무료입장은 미술인들의 염원이었다. "예술인이 대접받지 못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하소연이 거셌다.
조 이사장은 "그나마 미술관등을 무료 입장할수 있는 카드를 만들수 있어 다행"이라며 "박근혜정부의 문화재정 2% 확충으로 미술인들에게 돌아올 많은 복지혜택을 기대했지만 체감지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라고 한건 조 이사장이 올 한해동안 동분서주하면서 수많은 벽에 부딪혔기 때문. 경기침체로 기업 후원이나 정부지원도 딱딱해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공연예술단체로 집중돼 있어요. 연극 영화 연예협회등은 그나마 미협보다 지원이 낫더군요. "
"미술계는 찬밥 신세, 정부가 미술계에 관심을 뒀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화융성시대라고 하는데 아직 유진룡 문화체육부장관과 면담도 못해봤습니다. 몇번 문을 두드렸는데 성사가 안됐어요."
현재 전국 미술인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협 회원은 3만5000명. 회원들이 내는 2만5000원에서 3만5000원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미협은 늘 예산에 허덕인다.
정부지원은 연간 3000만원. 몇년전까지만 해도 1억~2억을 받았지만 그나마 3000만원도 타박할수 없는 실정이다. 자업자득이기도 하다. 금전뒷거래로 얼룩진 대한민국미술대전등 각종 비리로 미협의 위상은 실추됐다. 이런 문제 때문에 조이사장도 발목을 잡힌다.
야심차게 내세운 공약도 흔들리고 있다. 인사동에 회원전용 미술관 건립은 정부와 기업 외면으로 물건너갈 전망이다. 또 작품 담보 미술은행제 도입, 미술인 노인병원 설립등 미협이 스스로 감당해야할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수만 없다. 조 이사장은 " 벽돌을 한 장 한 장 올리 듯 신뢰를 쌓아 가면 좋은 일도 오지 않겠느냐”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성과도 있다. 회원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예정이다. 내년부터 외교통상부와 함께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행사에 미술전도 추진한다. 그동안 문화예술행사에 빠져있던 미술전시를 적극 개최하겠다는 의지다.
힘 빠진 미술인들을 위해 '미술인의 축제'을 개최한다. 협회 창립 53년째인 오는 12월 3일 '제 7회 미술인의날'을 열고 미술인들의 힘을 모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은 부암동 하림각 사장의 후원으로 AW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는 시상식이 하이라이트. 미술인 본상은 각 장르별로 구분해 7개부분의 본상을 만들었고 원로작가상, 특별 공로상 해외작가상, 미술산업공로상등 총 14개 부분의 상을 시상한다. 올해는 미술인 효행상도 신설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부모님을 모시는 화가들이 많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회원들에게 조금이나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 이사장은 “부족한 예산으로 규모를 축소하고 행사 내용을 줄였지만, 시상에 대한 부분만큼은 축소되지 않고 부문별로 늘려 모든 장르의 미술인들에게 상의 의미가 작아지거나 권위가 축소되지 않도록 했다”며 "위축된 미술인들에게 이 행사가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면서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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