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이동 비밀 밝히는 위치추적장치 개발

WT-200를 이용한 독수리의 이동경로 및 월동지 행동권 분석 결과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철새들의 이동 비밀을 밝힐 수 있는 위치추적장치를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연구개발 벤처 기업 한국환경생태연구소가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박사의 개발연구지원과 SK텔레콤의 데이터로밍서비스 기술협력을 통해 상용이동통신망 기지국과 국제 데이터로밍시스템을 이용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야생동물의 위치를 추적 할 수 있는 추적기(WT-200)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독수리, 두루미와 같이 국가 간을 이동하는 철새들의 이동의 비밀이나 도심지 출현 멧돼지 등의 피해방지연구, 반달가슴곰과 같은 멸종위기종의 복원연구 등을 수행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WT-200 위치추적기는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세계 각 나라의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위치정보를 받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추적기를 달고 있는 야생동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 할 수 있는 장비다.
 
이번 WT-200 위치추적기 개발로 야생동물 연구에 사용하던 외국 인공위성 위치추적기를 대체하게 돼 저렴하고 고성능의 기능으로 해외 야생동물 연구자들에게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추적기 위치정보의 정확도는 GPS 장비를 장착해 오차범위를 40m 이내로 개선하고 야생동물을 1년 이상 추적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배터리 제어기술을 적용했다.
 
또 SK텔레콤의 GPS와 이동통신 공간정보 데이터를 일정한 간격으로 수집하는 기술도 지원한다.

연구팀은 개발 WT-200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천연기념물 독수리를 대상으로 시험연구를 위해 지난 1월 8일 경남 고성에서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야생 독수리를 생포하고 추적기를 부착했다.
 
독수리는 4월 1일 휴전선을 넘어 북한 신평군 일대를 거쳐 몽골로 날아갔고 동쪽지방의 전역에 걸쳐 이동한 후 7개월 8일 만인 지난 9일 다시 판문점으로 되돌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독수리 연구로 야생동물에 추적기를 부착해 1년 이상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독수리가 북상할 때와 남하할 때 사용한 이동경로는 북한과 중국 동북지방의 내륙을 통과하는 비슷한 경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험 연구 결과는 어린 독수리가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마치고 북상한 후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실마리를 줬다.
 
북상한 어린 독수리는 번식지 주변에서 서식하면서 어미들의 번식기술과 몽골의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학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생동물에 대한 위치추적 시스템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 국내 시장은 50억원 규모로 이번 시스템의 개발로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수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대표인 이한수 박사는 “향후 동물의 행동과 생리 연구를 위해 본 시스템에 조류의 이동고도, 방향 정보를 추가하고 심장박동수, 체온 등을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하는 성능개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고래, 물개, 거북 등과 같이 바다에서 생활하는 해양 포유류와 파충류의 수중행동 측정 센서 등을 부착해 수중에서의 동물행동 정보를 원격으로 수신하는 기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운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위치추적시스템은 이동조류, 육상 및 해양동물 등의 이동 및 행동분석의 기초정보를 수집해 야생동물의 이동메커니즘 규명, 멸종위기종의 보전, AI와 같은 질병매개 동물의 이동예측 및 사전예방 관리 등의 다양한 융합적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집된 대량의 야생동물 이동 정보는 국가 공공정보로 국립중앙과학관의 국가자연사연구종합정보시스템(NARIS, www.naris.go.kr)에 DB로 구축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