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2011년 청소년들의 심야 온라인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셧다운제'가 도입됐을 때보다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게임업체들이 경영악화의 돌파구를 찾는데 부심하고 있지만 과도한 규제 리스크까지 겹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온라인 게임업계의 대표주자 엔씨소프트는 3분기 영업이익 307억원, 당기순익은 26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 44% 감소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대대적인 감원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349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이상 올랐지만 매출규모는 반토막이 났다. NHN엔터테인먼트도 3분기 영업이익이 368억원으로 전년대비 30%나 줄었다. 특히 NHN엔터테인먼트는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웹보드게임 규제로 인해 추가적인 실적악화가 우려된다.
모바일 게임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모바일 게임 1세대 게임빌은 3분기 영업이익이 1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2% 줄었다. 컴투스도 3분기 영업이익 1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98%나 급감했다. 같은기간 위메이드도 영업이익이 28억원에 그쳐, 전분기 대비 68% 감소했다.
아직 3분기 실적발표를 안한 나머지 업체들도 형편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의 법안 추진은 한 걸음씩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터넷 게임도 도박, 알코올, 마약처럼 도박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72.1%로 “지나친 생각”(20.8%)이라는 응답보다 많이 나왔다.
이어 “인터넷 게임을 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포함하는 것을 찬성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47.8%가 찬성해 반대(31.9%)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상당수 누리꾼들은 "편파적인 여론조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으며 문화 콘텐츠 관련 연대도 힘을 모아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도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긍정적인 측면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부모, 청소년단체 등을 중심으로 게임중독법에 대한 찬성·서명운동이 거세지는 등 여전히 지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사전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중국은 게임산업에서 지난해 20%가 넘는 신장을 보였으며 한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각종 규제로 고전하고 있으며 중소 게임사들이 줄도산을 겪고 있어 당분간 국내 게임업계의 성장세는 주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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