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다크호스'(DARK HORSES)'.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유명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교수가 2014년인 말의 해(갑오년) 한국 사회를 관통할 주요 흐름을 이 키워드로 정리했다.
특히 주요 키워드로 '스왜그(swag)'를 꼽았다. 김 교수는 "제품들이 경박 단소해지는 등 퍼스널 네트워킹의 발달로 인해 정치, 사회, 언론, 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스왜그한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지금보다는 내년에 더욱 많은 제품에서 가벼움의 철학이 느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D'는 'Dear, got swag?'(참을 수 있는 '스왜그'의 가벼움)를 가리킨다. 김 교수는 swag(스왜그)가 '멋지다', '뻐긴다'는 의미로 "정형화되지 않은 자기 고유의 멋과 느낌을 표현하는 현상"이라며 "가벼움, 여유와 멋, 약간의 허세와 치기를 겸비한 스왜그는 사회의 한 흐름"이라고 규정했다.
'R'은 'Read between the 'ultra-niches''(초니치,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 니치(틈새)에서 초(超)니치로, 틈새시장이 더 세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교수는 "니치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초정밀한 소비자 욕구에 맞춰 극세분화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소수의 고객을 존중하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는 'Kiddie 40s'(어른아이 40대). 신세대 중년 남성들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탈권위적 사회와 해외 문화를 경험한 새로운 40대는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아이'들"이라며 "미용, 여가, 문화 등 다방면에서 소비의 주역으로, 가정과 자아를 중요시하는 이들은 시장의 핵심 계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는 'Hybrid Patchworks'(하이브리드 패치워크).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배치를 달리하거나, 다양한 산업을 결합하거나, 개별 영역의 특성을 교배하는,'하이브리드'한 조합을 통해 패치워크가 시장에 새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김 교수는 점쳤다.
'O'는 'Organize your platform'(판을 펼쳐라). "아이디어, 상품, 기술, 사람이한데 모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낸 '판 1.0' 시대에서 최적화된 비즈니스 생태계가 활성화된 '판 2.0'의 시대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R'는 'Reboot everything'(해석의 재해석)을 뜻한다. 김 교수는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시간의 재해석,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용도의 재해석, 역설적 가치가 혼재하는 사고의 재해석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는 'Surprise me, guys!'(예정된 우연)에서 따온 것. 김 교수는 "우연인 듯 하지만 탄탄한 시나리오가 있는, 예정된 우연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무작위적 상황과 우연의 즐거움은 소비자에게 짜릿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는 'Eyes on you, Eyes on me'(관음시대, '스몰 브라더스'의 역습)를 뜻한다. 정보기술의 편리함 이면에 정보 노출이란 그늘이 존재하면서 '감시의 시대'가 닥쳐올 것이란 얘기다. 국가나 정보기관 같은 '빅 브라더'부터 다수의 작은 감시자들을 뜻하는 '스몰 브라더스'까지 감시의 주체들이 늘면서 관음시대가 본격화된다는 얘기다.
'S'는 'Say it straight'(직구로 말해요). 김 교수는 "변화구보다 직구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며 "대놓고 말하고, 쉽게 말하고, 낱낱이 공개하는 직설화법의 시대가 온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말은 사실 고급스럽고 지혜롭고 기동력이 뛰어난 존재"라며 "출발이 늦었더라도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하는 다크호스처럼 2014년에는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다크호스가 되고 우리 국민도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그 해 연말에 이듬해 동물의 띠를 주제로 독창적인 키워드를 제시해 한국사회 소비 트렌드를 조명해왔다. 이 같은 분석 내용은 김 교수의 신간 '트렌드 코리아 2014'에 담겼다. 432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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