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무역, 규모 커졌지만 내실 부족…외풍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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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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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동아시아에 무역자유화 바람이 불면서 역내 국가간 무역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내실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무역연구원의 ´동아시아 무역, 중간재 위주, 낮은 내향성 극복 필요´란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참가중인 동아시아 16개국간의 무역 규모는 11년만에 3.7배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RCEP는 아세안(ASEAN) 10개국과 이들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6개국 (한국ㆍ중국ㆍ일본ㆍ호주ㆍ뉴질랜드ㆍ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지역경제통합논의체다. 현재 201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RCEP 협상에 참가중인 동아시아 16개국간의 무역 규모는 지난 2000년, 1조 1310억 달러에서 2011년, 4조 1750억 달러로 약 3.7배 증가했다. 역내무역비중 역시 같은 기간 39.7%에서 44.5%로 늘었다. 이는 EU(62.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NAFTA(38.9%) 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아시아 역내무역은 양적 성장에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역내무역 비중을 해당 지역의 세계시장 무역점유율로 나눈 역내무역집중도에서는 RCEP이 1.56으로 EU(1.84), NAFTA(2.55)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1보다 크면 역내편향적이고 1보다 작으면 역외편향적이다.

다른 지역 무역을 고려한 역내무역 내향성 지수에서도 RCEP(0.47)가 EU(0.73), NAFTA(0.68)보다 훨씬 낮았다. 0에 가까우면 지리적으로 중립적이고, 0보다 커질수록 역내지향적임을 뜻하는 지수다. 즉 역내 집중도와 지향성에서 동아시아는 유럽, 북미에 현저히 뒤진 셈이다.

내실이 부족한 대표적인 원인은 동아시아 간 무역이 중간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동아시아 역내 무역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6.9%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EU(52.4%)나 NAFTA(46.8%)보다 높다. 반면 최종소비재 비중은 28.2%로 EU(41.2%)와 NAFTA(36.2%)와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역외 시장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지면서 이른바 ‘외풍’에 흔들리기 쉽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 동아시아 국가들이 순차적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 것도 이러한 구조 탓이다. 중간재 교역만으로는 역내 무역 활성화가 어렵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RCEP를 비롯해 환태형양 경제동반자협력체제(TPP), 다자간 FTA 협상도 추진되고 있어 무역자유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포괄적인 범위에서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 규범을 마련해 최종재까지 자유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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