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주인공은 하와이주의 톰 브라우어 하원의원.
CNN은 20일(현지시간) 브라우어 의원이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쇼핑카트를 커다란 해머로 때려 부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우어 의원은 "와이키키 주변에 도둑 맞거나 버려진 카트들이 널부러져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면서 "주민들을 위한 봉사자로서 실질적인 일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하는 일이 도시 청소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주 행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불법 노숙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같은 취지"라며 "다만 좀 더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해머를 이용한 '카트 부수기'는 지난 달 말부터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30여개의 카트를 부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가 이같이 쇼핑용 카트를 부수게 된 동기는 바로 노숙자들이 카트를 소지품 저장 및 이동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우어 의원의 행동에 대해 노숙자 코디네이터인 콜린 키펜은 "그의 망치질은 현명하지도 않고 권할 만한 것이 못된다"며 "그것은 치졸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마치 정의의 사도인줄 착각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주민은 브라우어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만일 내가 브라우어 의원의 자가용이 보기 싫다고 망치로 때려 부순다면 어쩔 거냐"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결국 브라우어 의원은 최근 해머를 이용한 자신의 행동이 '보기에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중지하기로 했다.
미국 노숙자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하와이의 노숙자 수는 인구 1만명 당 45명으로 미국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노숙자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로 인구 1만명 당 113명이나 된다.
하와이에 노숙자가 많은 이유는 쾌적한 기후와 노숙자들을 위한 수준 높은 지원 프로그램, 그리고 비싼 주택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우어 의원은 "길거리에 너무 많은 노숙자가 있지만 그들은 쉘터(노숙자보호소)를 이용할 만한 훈련도 안되어 있고 또 들어가려고도 안한다"면서 "노숙자를 위한 캠핑장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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