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3분기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도 1.6%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3.3% 늘어나면서 경상소득 2.8% 증가를 견인했다. 공적연금수령액이 7.9% 늘어나면서 이전소득도 4.6% 늘었지만 정기예금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재산소득은 12.7%나 감소했다.
반면 가계 소비지출은 월평균 249만4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올해 1분기 -1.0%, 2분기 0.7% 등으로 점차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소비지출에서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 소비 지출은 0.1% 감소하면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가 오른 것을 감안했을 때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소득은 늘었지만 실질 소비는 오히려 줄어 가계의 소비여력을 나타내는 흑자액은 95만9000원으로 작년 같은 해와 비교해 8.6%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345만2000원으로 작년동기대비 3.1% 늘었다. 또 처분 가능한 소득 중 얼마만큼 소비했는지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도 72.2%로 전년동기대비 1.4%포인트 줄었다.
이는 가계의 여건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가계 지갑에 걸린 빗장이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가정용품과 가사서비스는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제습기 수요가 늘면서 작년동기대비 6.5%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월세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인한 주거비(12.1%) 상승으로 주거·수도·광열비(6.4%) 지출도 크게 늘어났다.
주류·담배 지출은 월평균 3만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1.5% 늘어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담배 지출(-4.4%)은 줄었으나, 무더위로 맥주 소비가 10.3% 증가했기 때문이다.
교육관련 지출도 33만2천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했다.
정부의 유치원비 지원에 따라 유치원비 지출이 44.6% 감소했고, 중학교 운영지원비 폐지로 중학교 교육비 지출이 94.7% 줄어 총 정규교육 지출은 6.4% 감소했다.
반면 학원·보습교육 등 사교육비는 6.3%나 증가했다.
이에 반해 식료품·비주류음료의 소비는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일본 방사능에 대한 우려로 수산물 소비가 5.4% 감소했고,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채소 및 채소가공품 지출도 8.0% 감소했다.
특히 세금, 연금, 사회보험 등으로 나가는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80만80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2.0% 증가했다. 경상조세 지출이 5.5% 늘어났고, 사회보험료(5.1%), 연금(4.1%) 지출도 증가했다. 단 이자지출은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작년에 비해 3.9% 줄었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계가 여유는 있지만 소비심리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해서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소득이나 소비지출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우 기획재정부 경쟁력전략과장은 “가계소득와 소비지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지출은 아직 가계소득 증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기 회복세를 이어나가 서민·중산층의 가계소득과 소비심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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