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수급 강도가 크게 약화돼 5670억원의 물량을 내놨다. 이 기간 기관 또한 1250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며 코스피는 한 달 새 50포인트 가까이 밀렸다. 이에 반해 연기금은 25일째 사자를 외치며 1조1200억원어치 순매수, 국내 증시 하방 압력을 방어하고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별다른 매수주체 없이 수급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국내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연기금의 수급 여건에 주목해볼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연기금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월평균 82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며 총 9조원 이상 사들였으며 하반기에만 4조7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지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자금 집행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기금 매수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연금은 400조원에 달하는 보유 기금으로 국내 증시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6대 연기금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국민연금의 2013년 말 기준 투자 목표액은 431조1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은 20%(86조2200억원)다.
지난 1일에 발표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통계’를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76조5040억원(직접 39조52억원, 위탁 37조4988억원)으로 보유 비중은 18.7%로 집계됐다.
임은혜 연구원은 “작년 수준 정도의 보유비중을 가정하면 추가 매수 여력은 7700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지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매수 강도가 높아지는 국민연금의 매매 패턴과 추가 매수 여력을 고려할 때 연기금 수급은 연말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최근 비중을 늘린 업종 및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종목 113개 중 경기소비재가 25종목으로 가장 많았으며 산업재(24개) 금융(16개) 소재(11개) 순이다.
특히 소비재와 산업재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내수경기의 바닥 통과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 업종은 실적 또한 양호하다.
산업재(31종목)의 4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3분기보다는 62.99%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경기소비재와 소재업의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모두 20%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재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특성상 이익전망이 대부분 감소를 나타내고 있지만 소비재 업종은 기준치를 상회했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형주와 가치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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