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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늦가을 회사 떠나는 증권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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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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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서울 여의도 우체국 사잇길로 들어오면 사거리가 나온다. 가을이면 이곳에선 진풍경이 펼쳐진다. 도로를 따라 이어진 은행나무에 노란 단풍이 들면 일에 찌든 여의도 직장인들이 하나 둘씩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여의도는 봄에 벚꽃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가을이 되면 단풍 구경을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최근 여의도에 물든 단풍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의도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증권사 직원들이다. 증권사들은 업황 악화로 실적 가뭄에 시달리며 연이어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부는 칼바람이 증권사 안에서도 불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증권사 결산월이 3월에서 12월로 바뀌는 바람에 이달과 다음달 구조조정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남들이 단풍놀이를 할 때 짐을 싸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증권사 곳곳에서 인력을 감축, 회사를 나가는 직원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증권사를 찾기는 어렵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업계 상위 증권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번 회사를 나오면 아예 업계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증권사는 제조사 등과 다르게 직원 하나하나가 회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인력이 증권업계를 떠난다면 증권업황이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다시 인력을 키워내는 데 개별 증권사는 또 다른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증권업황을 살리는 노력의 일환으로 증권사 구조조정방안 등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향후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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