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홍콩) = 5살이 된 MAMA가 음악팬들의 사랑으로 무한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K-POP을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과 소통하는 창구로 만들고 있는 MAMA의 발전된 모습 뒤 팬들의 편협한 팬심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22일 오후 8시(한국시각) 홍콩 퉁청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Hong Kong Asia World-Expo Arena·이하 AWE)에서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열렸다.
이날 AWE에는 1만석을 채운 팬들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이 가득했다. 관객석을 채운 다양한 K-POP 팬들은 빅뱅이나 엑소, 2NE1 등 아이돌 스타가 화면에 비출 때마다 뜨거운 환호와 함께 그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K-POP 스타들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가수에게는 차가운 반응을 보이는 등 편협한 팬심을 드러냈다. 팬층이 얇은 가수가 등장하면 1만석에 달하는 관객석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조용했다. 이에 반해 다른 가수의 공연 중이라도 빅뱅이나 엑소 멤버 등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얼굴이 비치면 무대에 오른 가수와 상관없는 환호를 이어갔다.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가수상과 더불어 MAMA의 가장 큰 수상 부문으로 꼽히는 올해의 노래상에 조용필의 '바운스'가 선정되자 관객들은 조용해졌다. 올해의 앨범상 후보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찬가지였다. 후보자로 엑소와 지드래곤, 소녀시대, 샤이니의 이름을 부를 때와는 달리 조용필이 호명됐을 때의 반응은 민망할 정도였다.
지난 4월 10년 만에 19집을 발표한 조용필은 수록곡 '바운스', '헬로' 등으로 젊은 층까지 사로잡으며 각종 음원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MAMA에서 보인 모습은 '가왕' 조용필에 대한 대우로는 너무 부족했다.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 무대에서도 K-POP 팬들은 아쉬움을 남겼다. 스티비 원더의 무대는 2013 MAMA의 하이라이트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하지만 무대에 앞서 진행된 올해의 앨범상을 엑소가 수상하자 팬들은 자리를 정리하기 바빴다.
관객들은 씨스타 효린, 곽부성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꾸준히 자리를 뜨더니 스티비 원더의 단독 무대가 끝나기도 전에 빈 자리는 눈에 띄게 많았다. 자신의 팬인 엑소가 MAMA의 대상격인 올해의 앨범상을 받자 '사실상 MAMA가 끝났다'는 생각에 일찍 집으로 향한 것이다.
MAMA에 앞서 지난 21일 열린 콘퍼런스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홍콩 메이저 스튜디오 및 콘텐츠 비즈니스 회사 Media Asia 사장 개리 챈은 "K-POP의 잠재력은 굉장히 크지만 팬층이 어리다는 것은 큰 약점"이라고 꼬집었다. MAMA가 아시아와 세계를 아우르는 음악 축제를 지향하고 있는데 반해 MAMA를 관람하는 1020 세대는 다양한 가수와 장르, 음악을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MAMA는 2010년 마카오에서의 해외 첫 개최에 이어 2011년 싱가포르, 2012년 홍콩에서 K-POP 위상을 높였다. 2013 MAMA는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5개 대륙 94개국을 통해 동시에 방송, 전세계 24억명이 함께 시청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MAMA가 앞으로 전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음악 축제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K-POP 팬들의 성숙된 공연문화가 뒷받침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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