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최근 증권사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에 증권사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증권업종지수는 연중 최저치에 머무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김병수 상무는 지난 25일 장내에서 자사주 450주를 사들였다. 김 상무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매달 꾸준히 자사주를 사모으고 있다. 지난달에도 510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이달 19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이만희 전무가 자사주 1000주를 주당 3만1723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 전무가 자사주를 산 것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교보증권의 김해준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자사주 5000주를 구입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5000주, 4월 2000주 등 올해 들어서만 자사주 2만주를 사들였다.
이처럼 증권사 고위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증권사 주가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초 2000선에 근접했던 코스피증권업종지수는 지난 21일 1493.1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가 최악의 어려움에 빠졌던 2008년 말에도 증권업종지수가 1500선 밑으로 떨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증권사 주가가 밀렸단 의미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끝 모를 것 같은 증권업 불황 속에 업황 반등의 신호가 보이고 있다"며 "구조조정과 판관비 감소 등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증권업 불황과 증권사 구조조정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대형증권사인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증권사들의 생존을 위해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동양사태' 등으로 증권사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증권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시체 차익을 노리기 보다 책임 경영 강화와 회사 주가 부양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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