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근 국내 경기는 3분기보다도 소폭 상승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남권과 대경권의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고 강원권도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양상이다.
27일 한국은행은 16개 지역본부가 지역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 가을호를 통해 "국내 경기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했으며 회복 모멘텀이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생산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 생산이 정보기술(IT), 자동차 및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된 가운데 IT산업 비중이 높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수도권과 충청권, 제주권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의료기기와 수산물 수출이 크게 감소한 강원ㆍ제주권을 제외하고 모든 권역에서 수출이 개선됐다. 소비도 동남권과 대경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역에서 소폭 증가했고, 설비투자 또한 수도권과 충청권 대기업의 IT 및 자동차부문 신규투자 확대 등으로 3분기 수준을 웃돌았다.
다만 건설투자는 대경권과 충청권 이외에 대부분의 권역에서 감소했다.
고용사정의 경우 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에 따라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 충청권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대경권은 전년 동월 수준에 머물렀고 강원권은 두 달째 감소했다.
소비자물가는 1% 수준을 밑돌았으며 주택매매 가격은 '8.28 전월세 대책'의 영향으로 소폭 올랐다. 전세가격은 수도권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고 충청권과 대경권에서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기업자금사정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3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됐으며 한은과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 등에 힘입어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 태도도 완화 기조가 지속됐다.
전체적인 경기 상황을 보면 호남권의 경기가 이전 조사 당시(7~8월)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강원권의 경기가 보합으로 돌아섰다. 동남권과 대경권 경기는 3분기 수준의 보합세를 이었다.
호남권의 경우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3분기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임금협상과 관련한 파업 종료, 휴일특근 재개 등으로 생산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선업 역시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면서 업황이 개선됐다.
이에 반해 강원권은 대형할인점의 공휴일 의무휴업 시행 등으로 도소매업 업황이 다소 둔화되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3분기 수준을 밑돈 것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권과 대경권은 도소매업 업황 악화,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줄어든 것이 경기 부진을 이끌었다.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주요 이슈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성장세 둔화 △원화 강세 △일부 대기업 부실화에 따른 기업자금사정 △8.28 전월세 대책 △중국인 관광객 유입 둔화 등 5가지를 꼽았다.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둔화는 석유화학(동남권, 호남권), 석유정제(수도권, 동남권), 섬유(대경권) 등의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역시 호남권과 대경권, 강원권의 수출업체에서 가격경쟁력 약화 및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신 운 한은 조사국장은 "(경기 변화가 있는)강원권과 호남권의 규모 등을 감안하면 지난번에 비해 이번 조사결과가 더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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