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한 유동성 추가지원과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38.08% 중 15.36%를 담보로 한 1500억의 자금지원에 대한 실사 작업을 마치고 내달 초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우선은 이번 실사 결과에 따라 향후 유동성 추가지원 여부와 유상증자 참여 등에 대한 방향도 윤곽이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대한항공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지원하고, 내년 3월 실시될 예정인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도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한진해운에 대해 대한항공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경영권에서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정거래법상 한진해운에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대한항공이 1000억원 규모로 한진해운의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현재 27%인 대한항공 한진해운홀딩스 지분률은 최대 50% 이상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진해운홀딩스의 최 회장 우호 지분은 현재 47%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타계 이후, 장남인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과 차남 조남호 회장의 한진중공업, 4남 조정호 회장의 메리츠금융그룹 등으로 경영권이 분리됐다.
한진해운을 맡았던 3남 고(故) 조수호 회장은 지난 2006년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독자적으로 경영을 맡아오고 있다.
최 회장은 조수호 회장의 별세 이후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하고 한진그룹 관련지분을 꾸준히 처분하는 등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의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 왔다.
반면 조 회장은 그동안 한진해운이 완전히 떨어져 나갈 경우 항공-육상(한진택배)-해운으로 이어지는 물류기업의 연결고리가 끊어진다는 우려로 계열분리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조 회장은 기타 비상무 이사로 한진해운의 등기임원에 올라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 회장이 이달 초 시숙인 조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한항공이 15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하고, 이를 위한 실사에 돌입한 것이다. 이후 지난 11일 계열분리 작업을 위해 영입했던 금융권 출신의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경영난으로 인해 계열분리 의지를 접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최 회장은 지난 26일 조수호 회장의 7주기 추모식에서 한 매체와 만나 “조 회장과 한 팀으로 한진해운 회생과 관련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해운업계와 항공업계 시장 상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2% 하락한 1601억원을 기록했으며, 한진해운 역시 같은 기간 2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유동성 추가지원과 유상증자 검토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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