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은 중국의 부동산 값이 매우 높다면서 부동산 거품을 경고했다.
리카싱 회장은 28일 남방도시보와 인터뷰에서 중국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면서 현재 부동산에 투자한 회사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투자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조심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지닌 일생일대의 원칙은 '최후의 동전 1개'까지 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부동산이 조만간 천장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또 중국 각 부서가 모두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아 통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정부의 말을 믿어야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느냐?"며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카싱은 실제 지속적으로 중국내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다. 리카싱은 최근 홍콩에 위치한 두채의 호화저택을 12억8000만홍콩달러(한화 약 178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상하이(上海)의 건물중인 상업용 빌딩을 90억 홍콩달러(약 1조2330억원)에 매각했다. 리카싱 회장이 매각한 건물은 상하이 푸둥(浦東)신구에 건축중인 '동방회경중심'으로, 총 건축면적은 8.8만㎡이며 2014년 완공 예정이다. 10월에는 또 중화권 슈퍼체인 파큰샵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리카싱 회장은 최근 광저우(廣州)의 부동산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부동산거품붕괴의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완커(萬科)의 왕스(王石)회장은 "시장상황에 기민한 리카싱이 베이징, 상하이, 홍콩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을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이쥐(易居)부동산연구원의 양훙쉬(楊紅旭)부원장은 "리카싱이 홍콩의 주택을 매각한 것은 홍콩부동산거품이 터질 것을 예고한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칭화대학 세계경제연구센터의 리다오쿠이(李稻葵)교수 역시 "최근 소호차이나의 판스이(潘石屹)회장이 상하이시내의 건설프로젝트를 포기했다"며 "뛰어난 투자가들의 중국탈출 러시가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리카싱은 유럽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리카싱의 청쿵그룹은 지난해 영국의 가스공급회사인 웨일스앤드웨스트유틸리티(WWU)를 10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네덜란드의 페기물처리발전회사 RAV를 13억달러에 매입했다. 또한 핀란드의 전력공급업체인 포르툼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포르툼의 전력공급망 인수 가격은 55억~69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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