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가계부채 낙관론에 시민단체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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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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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현대증권이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보고서를 내놓자 시민단체가 비난하고 나섰다.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가 가계부채 문제 심각성에 함께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 이같은 인식과는 한참 동떨어진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해당 증권사가 뒤늦게 해명을 했지만, 수많은 투자자가 읽는 보고서 발간에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22일 현대증권에서 같은 날 내놓은 가계부채 관련 보고서에 대해 "현실 판단 능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다.

현대증권은 당시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이번 4분기 민간소비 확대와 계절적 요인으로 연말이면 101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소득 증가를 고려한다면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부채도 늘어나는 것인 만큼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를 꾸준히 경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현대증권이 내놓은 가계부채 보고서는 약 2페이지 분량이다. 현대증권은 한정된 분량에 가계부채 문제를 요약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쓴 강현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득증가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는 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보고서를 냈다가 항의를 받은 사례는 이번뿐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개별종목 보고서 탓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처럼 거시경제를 주제로 다룬 보고서가 비난을 받은 일은 드물다. 그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큰 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20여개 시민단체는 전월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행복기금은 대대적인 개혁방안을 찾을 때까지 운용을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행복기금은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서민층에게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다. 반면 이런 취지와 달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최저 생계비까지 채무 상환에 쓰도록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가계부채가 정치나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차원에서 최근 5년 간 관련 보고서를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정보를 담아야 하는 증권사 보고서는 언론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만큼 가계부채와 같은 주제를 섣불리 다루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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