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氣)를 살리자>규제에 위축된 금융권, 새 활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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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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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ㆍ장슬기 기자 = 올해 금융권은 떨어지는 수익성을 붙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이상 내년에도 경영난은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과 제2금융권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기적인 계획에서 해외진출과 신성장동력 발굴, 각종 부대사업 등이 금융사들의 위기 타개 방안으로 꼽힌다. 

◆ 은행권 먹을거리, 해외 시장ㆍSOC 투자에 답 있어

은행권은 올해 기업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충당금 부담 증가,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으로 낮은 수준의 이익을 냈다. 여기에 정부의 서민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 방침에 발을 맞추면서 리스크관리도 어려워진 상태다. 

비용절감을 위해 은행권은 영업점마저 줄였다. 10월말 현재 씨티은행은 지난해 말에 비해 22개의 영업점을 폐쇄했고 하나은행도 19개의 점포 문을 닫았다. 신한은행도 지점 6개가 줄었다. 

이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성장을 꾀하자는 것이 은행권의 내년 생존전략을 관통하는 이슈다. 

신한은행은 내년 수익성 강화 방안으로 기본적인 업무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해외시장 현지화 및 타깃시장 확대 등을 꼽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수익기반 확대, 리스크 대응력 향상 등 업무 기초경쟁력을 고도화해 나감과 동시에 글로벌 현지화, 타겟시장 확대, 창조적 영업활동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또한 비효율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 체질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금융지주 차원에서 계열사 간 연계영업을 통해 글로벌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은행의 해외현지법인과 국내 증권사 간 협업을 통한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하나대투증권과의 공조로 중국 현지에 나가 있는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 지난달 29일 열린 시칭 지행 개점식에서 정정희 외환은행 중국유한공사 법인장(왼쪽 다섯째)이 참석한 귀빈들과 개점 축하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자산 비중을 현재 5% 수준에서 15%까지 늘릴 예정이다. 기업 구조조정 경험이 많은만큼 아시아 신흥국 부실채권 시장과 부실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 

또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안정적 여신 운영을 위해 '저위험 저수익'의 대표적 여신인 발전프로젝트 및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사업 투자분야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며 신규 수익원 창출 방안 중 하나로 이를 소개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내년은 당장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시간은 걸리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진출이나 스마트금융 등 금융산업의 변화에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산' 절실한 제2금융권

카드사 및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은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따라 이달부터 대출금리를 최대 2%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카드론 금리는 평균 0.9%포인트, 현금서비스는 0.6%포인트 가량 낮아진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대출금리까지 인하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부대사업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시도중이다. 지난 9월 금융당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 디자인 및 상표권 사용, 금융교육, 지급결제대행업 등 4가지 항목을 카드사에 허용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허용된 부수업무 항목이 한정적이라 이에 대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반토막난 데다 대출금리 인하로 카드사들의 총 수익 중 약 2000억원이 더 줄어들 전망"이라며 "당국에서 금융업 규제를 완화한다고는 하지만 카드업은 이에 해당되지 않아 성장을 전략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보험사들도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 등으로 수익이 악화돼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보험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환자 유치업 참여, 현물급부 보험상품 등을 허용했다.

현물급부는 보험금 대신 간병·치매 돌봄 서비스 등을 가입자에 제공하는 것이다. 손보업계 중 메리츠화재가 보험사 중 유일하게 고가의 간병인을 비용 부담없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현물급부를 도입해 제공중이다.

금융위는 이밖에도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고령층을 위한 특화 보험상품 개발 등을 주문했다. 이는 보험사들의 신규 수익창출을 위한 과제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큰 틀에서 봤을 때 내년 보험업황은 거시경제 환경, 건전성 규제, 자본비율 강화 등이 주요 전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년에 미국이 금리정책을 정상화하게 되면 우리나라 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의 지급여력비율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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