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정치 테마주였다. 지난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뜨거워진 '정치 열풍'이 올해도 증시에 그대로 이어졌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안철수 테마주로 꼽혔던 미래산업으로 거래량이 57억주에 달했다. 거래량 2위인 우리종금보다 20억주 가까이 많았다.
미래산업은 안철수 의원이 정문술 미래산업 고문(전 회장)의 기금으로 만들어진 'KAIST 정문술 석좌교수'를 지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해 말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정 고문과 주요 임원진이 주식을 모두 내다 팔면서 주인 없는 회사로 전락했다. 주가도 거래량과는 상관없이 올해 4.06% 오르는데 그쳤다.
문재인 테마주였던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도 올해 거래량이 각각 15억주, 14억주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올해 각각 32%, 36% 떨어졌다. 정치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요동을 쳤지만 결국 큰 폭의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다.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도 올해 거래량이 9억주에 달했으며 주가는 117% 상승했다.
'강남스타일'로 전세계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가수 싸이 테마주인 디아이와 이스타코도 거래량이 각각 9억주, 8억5000만주에 달하며 작년에 비해 거래량이 폭증했다. 주가도 올해 각각 188%, 231% 수직 상승했다.
각종 테마주 이외에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회사들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그룹이 해체되기 직전인 STX그룹 계열사 STX팬오션은 올해 22억주에 가까운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주회사인 STX도 11억7400만주가 거래됐다. 지난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양그룹 지주사 ㈜동양의 거래량도 11억주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테마주 열풍이 더욱 거셌다. 대북송전주의 대장격인 이화전기 거래량이 약 31억주로 가장 많았으며, 해외개발 테마주인 테라리소스가 28억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국제디와이, 오픈베이스, 자연과환경, 지엠피, 솔고바이오 등이 각종 테마로 묶이면서 거래량 10억주를 넘어섰다.
거래량이 적은 주식들은 대부분 우선주였다. 특히 SG충남방적 우선주는 올해 거래량이 단 한 주에 그치면서 지난달 13일 상장폐지됐다.
우선주를 제외하고는 케이비부국위탁리츠 거래량이 2만7752주에 불과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 가운데 거래가 가장 없었다. 이어 미원상사 4만8294주, BYC 5만5751주, 신영와코루 5만9880주, 전방 6만2745주 등의 순으로 거래가 적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경제 침체로 증시도 활력을 잃으면서 각종 테마주과 이를 이용하는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한 순간에 큰 돈을 벌기위한 '묻지마'식 테마주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의 가치 투자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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