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열풍 방관하는 중국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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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2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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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산해외반출, 비자금, 뇌물 우려에도 사실상 용인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기자 = 인터넷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중국에서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산 해외반출과 비자금 조성, 뇌물활용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중국 당국은 오히려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트코인은 중국내에서도 정식 결제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에는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택한 입점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가 새로운 인터넷 보안 서비스인 ‘자수러(加速乐)’를 선보이며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신 투자대상으로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정부규제로 인해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고, 주식시장 역시 성장률둔화로 활기가 줄고 있는 상황에 비트코인은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중국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비트코인은 1코인당 1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 초 1 비트코인의 가격은 13.5달러였다. 

투자처가 아닌 다른 용도로의 수요도 높다. 비트코인은 환전할 필요없이 전세계 어느곳에서나 인터넷만 연결되면 거래가 가능하고 무기명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정부의 규제를 피해 재산을 해외로 반출시키는 좋은 수단이 된다. 송금수수료도 발생하지 않고 자금추적도 불가능하다. 또한 비트코인은 무기명인만큼 비자금이나 뇌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 이강(易纲) 부행장은 최근  "지금 비트코인의 합법성을 인정하지는 못하지만, 개인이 비트코인 거래를 하는 것은 자유"라는 유화적인 발언을 했다. 현지 금융계에서는 중국정부가 비트코인을 규제하지 않는 것은 비트코인의 확장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이라며, 이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흔들어대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 지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인펑크(CoinPunk)의 설립자 카일 드레이크는 "위안화 기축통화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비트코인을 더 많이 소지하게 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낮추고자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비트코인이 인터넷 가상화폐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만큼 한바탕 열기는 이내 시들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궂이 규제를 가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해킹에 취약하며, 가상화폐라는 점에서 교환가치가 떨어진다. 급격한 가격변동으로 인한 버블붕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방관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비트코인으로 인한 범죄나 사회적인 혼란이 가중된다면 언제든지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이란. 중국과 미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상화폐다. 싸이월드의 도토리, 카카오톡의 초코 등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특정 발행주체가 없이 고사양의 PC를 이용해 일종의 암호 같은 수학문제를 풀어내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통화량이 엄격히 제한돼 있고 문제 해결과정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 이 화폐는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매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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