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의 원인이 이성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원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계산신경시스템학과 윤경식 박사 국제 공동연구팀이 고민감도 뇌활성도 측정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음주로 인한 뇌활성도 저하현상을 측정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향후 알코올중독,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정신분열증을 포함한 각종 정신질환 진단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돼 약물중독분야 학술지 알코올중독 온라인판 지난달 20일자에 게재됐다.
지금까지는 술을 한 잔 마셨을 때의 뇌파를 구별할 수 있는 분석방법이 없고 알코올 양이 적어 인지능력저하를 측정하기도 어려웠다.
뇌파의 크기를 평균해 정량화하는 방식이나 뇌파를 주파수 성분으로 분리해 정량화하는 기존 방법은 복잡한 뇌파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른 미세한 뇌파 변화를 잡아낼 수 있는 고감도 뇌활성도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술 한잔이 이성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음주로 인한 인지능력과 관련된 대뇌 활성도 저하를 측정해 음주로 인한 충동성향을 사전평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정상인 21명을 대상으로 오렌지 주스를 마신 경우와 술이 섞인 오렌지주스를 마신 경우 뇌파를 측정해 인지과정과 깊은 관련이 있는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정도를 정량화했다.
술을 마셨을 때는 두뇌의 세타파와 감마파가 박자를 맞춰 동시에 박수를 치는 것에 비유되는 세타-감마 교차주파수 동기화 정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 방법은 주파수끼리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해 뇌활성도를 민감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증가하는 주폭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 알코올에 의한 충동성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박사는 “이 기술로 이성억제정도를 정량화해 알코올뿐만 아니라 각종 중독, 의사결정장애, ADHD 등 다양한 정신질환 평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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