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정택동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팀이 주도하고 박영준 전기공학부 교수팀이 참여한 연구에서 전류가 흐르는 절연막을 개발해 새로운 전기화학 플랫폼을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인 멀티스케일 에너지 시스템 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돼 영국에서 발간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 12일자 온라인(제1저자 이진영 서울대 박사과정, 교신저자: 정택동 교수)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모래와 유리의 성분이자 절연체인 산화실리콘(SiO2) 박막을 통해서도 특정 조건에서는 충분히 전류가 흐르고 이를 제어하면 절연체 박막 상의 다양한 전기화학적 반응들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화실리콘과 같은 산화물은 절연체로 그동안 전극으로는 사용되지 않아 왔다.
연구팀은 산화막 안에서 전자 대신 양성자가 투과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산화막으로 덮인 전극을 산성 수용액 전해질에 담근 후 전압을 가하고 용액에서 산화막 안으로 이동해 들어간 수소 이온의 환원을 통해 전류가 흐름을 발견했다.
절연막인 산화막을 사이에 두고 수소를 매개체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연구 결과로 터널링 현상에 주로 의존하던 종래의 절연막 물성에 개념상의 전환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물리적 현상을 화학적으로 이해하고 응용했다는 측면에서 반도체 물리와 전기화학의 융합 연구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연구는 지구상에 흔히 존재하는 산화 실리콘 표면에서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환원시킬 수 있고 절연체 위에 촉매 물질을 자유롭게 전기 도금 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였다.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과 같이 산화물을 전자 소재의 전극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또는 산화물 촉매를 이용해야 하는 환경 에너지 산업의 경우 이 원리가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에 따라 환경, 에너지, 전자산업, 바이오센서 등 광범위한 분야에 다양한 원천 기술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 속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절연체인 산화막을 전자소재 및 촉매 등에 값싸게 응용해 적용하려는 연구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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