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그룹 임원 정기인사 승진자는 125명(부회장 1명·사장 6명·부사장 9명·전무 30명·상무 79명 등)으로 지난해(116명)보다 7명 늘어났다.
특히 올해 LG 임원인사는 구본무 회장이 강조해 온 시장선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업체질 강화와 미래 준비 여부에 대한 철저한 '성과주의',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책임경영체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직무별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영업·마케팅과 시장선도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 분야의 인재 등용이 두드러졌다.
◆ 성과있는 곳에 승진있다
LG는 시장선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업체질 강화와 철저한 성과주의 에 입각한 인사를 단행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후 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전지 등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한 박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R&D 부문을 이끌며 전기차 배터리·메탈로센 촉매 기술·3D FPR 개발 등 석유화학에서 전지에 이르기까지 R&D 기반의 사업 성과를 주도한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LG전자는 G시리즈 등 스마트폰 제품 개발력을 높여 사업의 근본 체질을 강화한 MC사업본부장 박종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3위에 올라섰으며 지난 3분기에는 전년 대비 71%가 증가한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글로벌 5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성장율 1위를 기록했다.
LG이노텍 이웅범 대표이사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카메라 모듈·터치윈도우 등 고부가가치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향후 시장선도의 기반을 다진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 위기 돌파 위해 책임경영체제 강화
LG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내년도 경영환경이 위기라는 인식 하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
먼저 LG전자는 시장선도 관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권희원 HE사업본부장 사장을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으로 교체했다.
HE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하현회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 및 핵심사업부를 두루 거치고 ㈜LG 시너지팀장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LG상사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희범 부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한국무역협회 회장·STX에너지-중공업 회장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LG측은 이 부회장이 갖춘 해외사업에 대한 경륜과 자원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LG상사가 자원 분야 시장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HE사업본부장 이외 기존 4개 사업본부장을 유임해 위기 상황에서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글로벌 영업·R&D 인재 등용
직무별로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이끌어낼 영업·마케팅 역량 강화에 초첨을 맞춰졌다.
LG전자는 캐나다·호주법인장 등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과 가정용 에어컨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둔 조주완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미국법인장을 맡는 등 올해 승진자(44명)의 30%에 달하는 13명을 해외법인장과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배출했다.
또 각 제품·사업별로 운영하던 해외 영업조직을 통합해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글로벌마케팅부문을 글로벌판매마케팅부문으로 개편해 해외 영업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시장선도의 기반이 되는 R&D 역량의 지속적인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이번 임원인사에서도 R&D 분야에서 30명 이상이 승진했다.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 OLED TV 개발 담당인 오창호 상무와 LG화학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인 김수령 상무 등 R&D 담당 상무 7명도 대거 전무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LG는 OLED 공정개발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LG디스플레이 LED패널 그룹장인 차수열 전무와 미래 자동차전지 시장 세계 1등 지위를 확고히 해온 LG화학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종현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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