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아홉 살 때 세자빈으로 간택돼 이듬해 입궁한 그는 당파싸움에 휘말린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글로 남겼다. 자전적 회고록 '한중록'을 쓴 조선시대 사도세자의 빈 혜경궁 홍씨(1735~1815)다.
한중록에는 자신의 출생과 어린 시절 이야기, 사도세자가 영조의 명령으로 뒤주에 갇혀 죽는 참변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있다. 혜경궁은 사도세자가 겪은 참변의 진상을 밝히고, 아들 정조가 초년에 자신과 외가를 미워한 이유는 시누이인 화완옹주의 이간질 때문이었다고 토로한다.
국립극단은 오는 14일부터 한중록의 기록을 토대로 연극 '혜경궁 홍씨'를 무대에 올린다.
혜경궁 홍씨의 기억을 따라 현실과 기억 저편의 경계를 넘나들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만나 엉킨 실타래를 풀 듯 그녀의 삶을 되짚어 나간다.
혜경궁의 일대기를 전통 연희와 가무에 녹여 총체극으로 선보인다.
국내 연극계의 거장 이윤택 연출이 작품을 맡았다. 같은 극단 대표이자 이 연출가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김소희는 혜경궁 홍씨로 분한다.
이 연출가는 "삶의 정당성을 끊임 없이 호소하고 주장하는 한 조선 여성의 개인적인 글쓰기, 그 처절한 주체의 삶의식을 희곡으로 재구성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영조 역할은 연극계의 원로 전성환 배우가 맡았다. 비극의 주인공 사도세자는 최우성, 야먕이 넘치는 정조는 정태준 배우가 열연한다.
당초 작품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공사 지연으로 개관이 늦어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공연은 29일까지. 관람료 전석 3만원. 1688-5966.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