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계열사간 자산 돌리기 9천억 훌쩍… "부실업체 지원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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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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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 국내 재벌 계열사간 자산 양수ㆍ도 총액이 올해 들어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증가하면서 9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대체로 경영 효율화를 자산 양수ㆍ도 목적으로 밝히고 있으나 총수나 친인척,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연초부터 전일까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사들인 자산 총액은 9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5837억원 대비 57.94% 증가했다. 자산양수 횟수 또한 같은 기간 19건에서 24건으로 26% 넘게 늘었다. 2011년만 해도 5건에 머물렀던 계열사간 자산양수ㆍ도는 작년부터 부쩍 증가하는 모습이다.

대기업집단별로는 삼성그룹이 올해 계열사간 자산양수ㆍ도가액 374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사인 '잠실 향군 PFV'에 대한 건설자금대출채권 2067억원어치를 사들여 개별 양수가액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또한 삼성코닝정밀소재로부터 1453억원 상당 전자소재연구단지 내 건물 및 공동 인프라를 양수했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에도 228억원어치 기계장치를 넘겼다.

SK그룹은 계열사간 자산양수ㆍ도가액 2위로 액수가 1514억원을 기록했다. SK건설이 하남에너지서비스로부터 752억원 상당 경기 하남 열병합발전소 주기기를 양수해 SK그룹 내에서 액수가 가장 컸다. 이니츠(양도업체 SK케미칼, 양도가액 619억원)와 SK에너지(SK하이닉스, 91억원), 엠앤서비스(SK플래닛, 30억원), SK컨티넨탈이모션코리아(SK이노베이션, 22억원)는 각각 20억~600억원선으로 집계됐다.

이어 GS그룹이 1176억원, 농협그룹 860억원, 대성그룹은 546억원으로 각각 3~5위를 기록했다. GS그룹 보령LNG터미널은 GS에너지에게서 완공 예정인 터미널 및 관련 계약, 인허가권을 1176억원에 사들였다. 농협그룹에서는 농협자산관리회사가 농협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을 사줬으며, 대성그룹 대성산업은 경기 용인 남곡 소재 사업부지를 계열사 남곡이지구로부터 양수했다.

나머지는 현대중공업그룹(539억원), 롯데그룹(285억원), KT그룹(220억원), 부영그룹(173억원), 한라그룹(152억원), 동양그룹(4억원), CJ그룹(5200만원), 태광그룹(3200만원) 순으로 자산양수ㆍ도가액이 많았다.

이 가운데 부영그룹을 보면 부영주택이 이중근 회장 배우자인 나길순 씨를 통해 유성산업 측 가설재와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173억원어치를 양수했다. 유성산업은 현재 부영그룹 계열사로 편입돼 있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나 씨와 유성산업간 관계나 이 회사와 부영그룹 계열사간 거래 이력에 따라서는 뒤늦게 공정거래법상 계열사로 편입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배지분 소유 여부뿐 아니라 매출ㆍ입 및 채권ㆍ채무 관계도 계열편입 심사 때 감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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