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가 전 세계 무역금융 시장에서 유로화를 제치고 달러에 이은 2대 통화로 부상했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전 세계 무역금융에서 둘째로 많이 사용되는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3일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 세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 거래비중이 8.66%로 유로화(6.64%)를 제치고 달러화(81.08%)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지난 해 1월까지만 해도 위안화 거래비중은 1.89%로 유로화(7.87%)에 한참 뒤졌으나 무서운 속도로 유로화를 제치고 전 세계 2대 무역금융 통화로 자리매김한 것.
중국 위안화는 주로 중국 본토ㆍ홍콩ㆍ싱가포르ㆍ독일ㆍ호주 등 국가와의 무역금융 거래서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비중은 중국 본토 비중이 59%로 가장 높았고 홍콩이 21%, 싱가포르가 12% 순이다.
이는 중국 대외무역이 활발해지고 중국산 제품 혹은 서비스의 경쟁력 향상으로 점점 더 많은 해외 수출업체들이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더딘 경기 회복세와 달리 중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위안화가 무역금융에서 유로화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헝성(恒生)은행 펑샤오중(馮孝忠) 이사는 “국제 무역금융에서 위안화의 사용률이 대폭 증가한 것은 중국이 무역대국임을 보여준다”며 “향후 위안화 사용비중이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사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전 세계 20여개 국가와 위안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통화스와프 누적 체결규모는 약 2조5000억 위안에 달하고 있다. 초기에 홍콩·태국·말레이시아·브라질·헝가리 등 신흥국이나 아시아권 중심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중국은 영국ㆍ유로존 등 선진국으로 통화스와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 바람을 타고 유럽의 위안화 거래 허브 자리를 놓고 영국 런던과 룩셈부르크,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 등은 치열한 경쟁도 벌이고 있다.
물론 아직 전 세계 통화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 건 아니다. SWIFT 통계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위안화 자금 결제량은 전 세계 통화 가운데 12위 수준이고, 비율로 따지면 0.84%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 경제위상이 커지면서 위안화 위상도 높아져 거래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당국도 지난 11월 폐막한 18기3중전회(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시장경제 자유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국 인민은행도 외환제도 개혁에 속도를 내며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를 약속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2일 중국은 금융개혁 시험장으로 불리는 상하이 자유무역구에서 위안화 역외 사용, 자본계정 개방 등방면 실시할 조치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외국인의 중국 본토 내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및 중국 본토 주식 투자 허용과 함께 내국인의 해외 직접 투자, 환전 자유화 등 위안화 유동성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전 세계 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딤섬본드)에 대한 열기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HSBC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딤섬본드 발행액은 292억위안(약 5조901억원)으로 최근 4개월간 총 발행액의 4배에 달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340억 위안 어치가 발행됐던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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