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국내 보안 소프트웨어(SW)의 대표주자인 안랩을 지난 5년 4개월간 이끌어 온 김홍선 대표이사(CEO)가 4일 사임했다. 김홍선 사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로 아직 임기가 4개월여 남아있는 상태다.
안랩 측은 “김 사장의 아직 임기가 남아있지만 3월 이후 신임 사장이 임명될 경우 2014년 전략 수립이나 사업수행에 있어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연도가 시작되기 전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홍선 대표는 1960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79학번)에서 졸업한뒤 미국 퍼듀(Purdue)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텍사스 주립대 연구원,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정보보호 전문 벤처기업 시큐어소프트를 창업했다가 실패의 쓴맛을 봤다.
2007년 시큐어소프트의 정보보안 사업을 최종 인수한 안랩에서 기술고문, 제품개발연구소장 및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고, 2008년부터 안랩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왔다.
김 대표는 “이미 두 번의 연임을 거쳤고 안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했다”라며 “안랩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을 갖춘 만큼 내가 이 회사에서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그는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개척하는 CEO로서의 임무는 여기까지”라면서 “이젠 검증된 기술의 사업 정착과 내실 경영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난해 회사 매출을 1267억원으로 끌어 올려 안랩이 국내 패키지 SW 기업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데 공을 세웠다. 또 혁신적인 제품 출시와 신사업 개척으로 컴퓨터 백신에 머물렀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12년 보안 컨설팅 사업과 보안관제서비스 매출은 2011년 대비 31%와 38% 성장했다.
향후 그는 저술 활동을 포함해 재충전하면서 폭넓은 관점에서 자신의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김홍선 대표는 얼마 전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라는 제목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안랩의 역사를 함께 한 전문경영인으로서, 안랩을 떠난 제 3자로서 국내 보안 시장과 SW 시장에 관심 있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쓰는 일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안랩의 실적 부진과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등 내외부적인 압박이 김홍선 사장의 조기 사임을 불러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랩 측이 신임 CEO 선임을 서둘러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설도 흘러나오는 등 향후 안랩 CEO 선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