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9거래일만에 2000선 밑으로 내려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에만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증권가는 아직 증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연말 소비 증가와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56포인트(1.12%) 내린 1986.80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 하락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곧 시행될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됐다.
전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57.3으로 시장 예상치(55.0)를 웃돌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중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불안감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4046억원 어치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6월 21일 8009억원의 순매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나오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가 커지고 엔화 약세 흐름이 나타난 것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줬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변동성은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양적완화 축소 불확실성 재점화 가능성과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의구심, 엔화 약세 현상 등이 더해진 결과다"고 설명했다.
주가 지수는 하락세이지만 증권가는 올해 말 증시의 상승세에 아직 기대를 걸고 있다. 코스피의 하락 추세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증시의 조정요인으로 남아있지만 미국의 경기확장 국면에서 양적완화 축소는 상승 속도에 관여하는 변수이지 방향성을 바꿀 만한 요인은 아니다"며 "연말 미국의 소비시즌이 중국 춘절 연휴 수요로 이어지고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어우러진 상황에서 내년 초까지 코스피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코스피가 2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적극적인 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며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경기민감주 가운데 전기전자(IT), 자동차, 은행, 에너지 업종을 주목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도 "미국의 출구전략 등이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는 점과 경기 회복세 뚜렷한 상황에서 증시의 전고점 돌파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며 "다만 미국의 연말 소비가 생각보다 부진한 점,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단기적인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2월에는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배당주나 대형주, 최근 1~3개월 수익률이 부진한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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