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전략실 소속 원들이 주요 계열사 대표까지 겸임하면서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의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은 그룹 내에서 신사업·경영·인사·재무·홍보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삼성그룹의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영전략실은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혐의로 지난해 검찰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올해 초 조직이 축소 개편되기도 했다.
하지만 축소됐던 경영전략실에 최근 들어 다시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경영전략실 소속 임원들이 계열사 대표직을 맡으며 이전보다 경영에 더 깊숙이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해성 경영전략실장은 이마트 경영총괄부문 대표로 발탁됐다. 영업과 마케팅은 기존의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투자와 같은 경영은 김해성 대표가 각각 맡게 된 것이다.
또 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전담하게 될 법인 대표도 경영전략실 인사로 낙점했다. 실제로 신세계는 교외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인 신세계프로퍼티를 설립하고 권혁구 경영전략실 기획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관련된 사항은 그룹 경영전략실로 모았다"면서 "내년에는 사업 추진 속도가 올해보다 더 빨라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불황과 규제로 실적의 직격탄을 맞은 이마트의 경우 내년 해외진출·신규출점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교외형 복합쇼핑몰의 경우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전국 10여곳에서 교외형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조직도 강화하면서 경영전략실의 역할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신세계 지원본부장인 김군선 부사장을 CSR사무국장으로 선임하고, 정동혁 상무를 새롭게 영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지만 그룹의 주요 신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올해 초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당시 그룹 신성장동력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주요 사업을 경영전략실 인사들에게 맡기는 것을 보면 정 부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뜻 아니겠냐"며 "주요 계열사의 경영 관련 의사 결정에 있어서 정 부회장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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