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프로가 벙커샷 ‘홈런’을 친 반면, 평범한 아마추어 골퍼는 한 라운드에 홀인원을 두 번이나 했다.
2013년 세계 골프장에서는 황당한 샷, 진기한 기록이 쏟아졌다. 올해 주요 프로골프투어와 국내 골프장 및 골프대회에서 나온 해프닝을 모았다.
◆‘골프 황제’ 드라이버샷 거리는 150야드?= 타이거 우즈(미국)는 자신의 시즌 첫 대회, 첫 샷을 잊지 못할 듯하다. 1월17일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 첫날 1번홀(길이 405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이 뒤땅치기가 되며 150야드 나가는데 그쳤다. 볼이 멈춘 곳에 가보니 페어웨이까지는 50야드가 남을 정도였다. 우즈는 6월 미국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3라운드에서는 후반에 8오버파 44타를 기록했다. 프로전향 후 9홀스코어로는 최악이다.
필 미켈슨(미국)은 8월 USPGA챔피언십 3라운드 10번홀(길이 424야드) 러프에서 두 번째샷이 5야드 나가고 말았다. 그는 “생애 최악의 샷 중 하나”라고 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월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1라운드 15번홀 그린사이드 벙커샷이 그린을 훌쩍 넘는 홈런성 타구가 됐다. 그는 1홀차로 첫 판에서 탈락했다.
◆새·독거미에 혼쭐난 프로들= 2월 코리안 윈터투어 J골프시리즈 1차대회 때 황인춘의 9번아이언 어프로치샷이 날아가던 새를 맞혔다. 새는 즉사했지만 선수는 파를 세이브했다. 같은달 호주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호주여자오픈 예선전에서 다니엘라 홀름크비스트(스웨덴)는 4번홀 러프에서 샷을 한 후 독거미에 발목을 물렸다. 그는 티(페그 티)로 독을 제거하는 응급처치를 한 후 남은 14개홀 플레이를 강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탈락이었다.
◆페어웨이가 저절로 꺼지는 ‘날벼락’= 3월8일 미국 일리노이주 앤브라이어GC 14번홀 페어웨이. 아마추어 마크 미할(미국)은 샷을 하기 위해 서있던 중 갑자기 땅이 꺼지는 바람에 폭 3m, 길피 5.4m의 구렁으로 빠졌다. 20분후 동반자들에게 구조됐으나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
한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였던 청야니(대만)는 3월 미LPGA투어 KIA클래식 프로암대회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지각했다. 9시10분이 티오프 시각이었지만 9시12분에 골프장에 도착했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이었으나 ‘프로암대회에 합리적 이유없이 나가지 않은 선수는 본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투어 규정에 따라 본 대회에서 실격당했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450야드?= 미켈슨은 3월 캐딜락챔피언십 1라운드 17번홀(길이 419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이 카트도로에 바운스된 후 450야드 지점에서 멈췄다. 미켈슨은 그린 뒤쪽에서 어프로치샷을 해 버디를 잡았다. 루이 오이스투이젠(남아공)은 4월 한국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2라운드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블랙스톤CC 1번홀(길이 583야드)에서 티샷한 볼이 오른쪽 카트도로를 타고 500야드나 나갔다. 이 샷은 ‘카트 패스 드라이브’라는 별칭이 붙었으나 그는 파에 만족했다.
찰 슈워첼(남아공)은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 때 드라이버샷이 바람을 타고 딱딱한 페어웨이를 구른 바람에 뮤어필드GC 15번홀(길이 448야드)에서 ‘1온’을 했다. 퍼트하고 있던 앞조 선수들이 놀란 것은 물론이었다.
◆홀인원 기념 라운드에서 또 홀인원= 세무사 S씨는 5월 에머슨내셔널CC에서 홀인원을 했다. 동반자들과 그 기념라운드를 6월 남광주CC에서 했는데 또한번 홀인원을 했다. 대기업 임원인 C씨는 11월2일 자유CC에서 한 라운드에 두 차례 홀인원을 했다.확률 6700만분의 1이라고 한다.
아마추어 국가상비군 염은호(신성고1)는 9월 웰리힐리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첫날 17번홀(길이 153야드)에서 당구같은 홀인원을 했다. 7번아이언 티샷이 그린 뒤편 언덕을 맞은 후 뒤로 굴러 홀로 들어갔다. 처음 나간 프로대회에서 생애 첫 홀인원이었다.
◆프로 맞아?= 폴란드의 파웰 자폴이라는 프로는 9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유러피언 2부(챌린지)투어 카르코프 슈페리어컵 첫날 37오버파 109타(52·57)를 쳤다. 그의 스코어카드는 파 5개, 보기 5개, 더블보기 2개, 트리플 보기 3개, 퀸튜플·섹스튜플·옥튜플 보기 1개씩으로 채워졌다.
안드레스 로메로(아르헨티나)는 10월 미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 첫날 61타를 친 후 둘째날 81타를 기록하며 3타차로 커트탈락했다. 하룻새 20타를 더 친 것이다. 61타는 투어에서 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가 기록한 18홀 최소타수 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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