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를 할 때는 부족함 없는 소비에 익숙해져 있다가 출산이나 육아, 회사의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해 소득이 줄면 뜻하지 않게 재무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로 결혼 10주년을 맞는 K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에게 소홀한 점도 있었지만, 어느새 초등학생이 된 자녀들을 보면 뿌듯하다.
그러나 아내의 퇴직으로 다음 달부터 외벌이가 된다. 앞으로 들어갈 교육비나 곧 전세기간이 만료되면 이사를 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을 짓누른다.
'결혼 초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 때 더 아끼면서 목돈을 모았어야 했는데' '주식투자만 하지 않았어도' 등 후회와 원망이 쏟아진다.
맞벌이를 해도 서울에서 10년 안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K씨 부부처럼 부모의 지원도 없고 구구절절한 사연도 많다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계획을 세우고 재무 전략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작하지 않는다면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똑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계획하고 시작하는 순간 희망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계획은 가족들의 라이프사이클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벤트가 지금부터 얼마 후에 발생하는지 점검하고 중요하면서 급한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은 포기하자.
자녀교육자금, 결혼자금, 부부의 노후자금처럼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자금은 소액이라도 꾸준히 준비한다면 큰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맞벌이를 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정기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형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퇴직하기 전까지 배우자 소득의 절반 정도는 임대소득이 나올 수 있도록 부동산 자산을 취득하는 것이다. 또는 배우자의 퇴직시점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월지급식 금융상품을 활용해서 현금흐름을 만들 수도 있다.
맞벌이 부부는 수입의 50% 이상 저축하는 것이 기본이다. 둘이 벌면 두 배로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둘이 벌 때 두 배로 저축해야 한다.
/ 조영경 희망재무설계 팀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