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세중 기자=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우상화를 위한 일종의 설화 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최고지도자만을 믿고 따른 상징인물'로 내세우는 '태성할머니' 이야기가 그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지면에서 태성할머니를 거론했다.
이는 태성할머니를 통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한없는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이 신문은 1면 사설에서 "우리는 수령님(김일성)만을 믿고 따른다고 말씀 올린 태성할머니의 숭고한 정신세계가 지금 천만 군민의 가슴마다 차 넘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3면에는 '노동계급의 당의 존재방식'이라는 글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성할머니를 자주 회고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도 김 주석이 "태성할머니가 가장 어려운 때에 큰 힘을 주었다"고 소개했는데 이 시점은 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측근들을 공개처형하고 이후 후속조치를 고려하던 때이다.
특히 북한이 띄우고 있는 태성할머니는 '반당반혁명종파분자' 숙청사건과 직결됐다는 점에서 장성택의 죄목과도 일맥 상통한다.
19050년대 후르시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수정주의 노선 채택 후 북한에도 이를 강요할 때 소련파는 김일성 1인 지배체제를 거부하며 김 주석에 저항했다.
이런 정세 혼란 속에서 김 주석이 태성리 일대의 투표소로 가는 길에 이름 모를 한 할머니를 만나고 그 할머니가 "우리가 이기지 종파놈들이 이기겠느냐, 우리는 수상님(김일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주석은 이 말에 힘을 얻어 정권에 도전한 종파분자들을 숙청했는데 이것이 북한에서 알려진 1956년 8월 종파사건이다.
북한이 40여 년 만에 ‘종파분자’ 숙청과 연관된 태성할머니를 띄우는 것은 혼란한 북한 내 민심을 '변함없는 충성'이라는 설화로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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