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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민항기 불시착으로 만난 승객-호텔직원… 30년만의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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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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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광장동 쉐라돈 그랜드 워커힐에서 만난 이순호씨(오른쪽)와 마쉐장씨. [사진제공=워커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30년 전 호텔 직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해 사진 한 장 들고 한국을 찾은 중국인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화제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에 따르면 중국 민항기 불시착 당시 사고기 승객이었던 마쉐장(馬雪江·58세)씨가 최근 당시 자신을 돌봐준 호텔 직원 이순호(80) 씨와 2일 극적으로 해후했다.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은 1983년 5월5일 납치된 중국민용항공총국 소속 비행기가 강원 춘천에 있는 미군 헬기비행장인 `캠프 페이지'에 착륙한 것을 말한다. 한중 양국간 수교가 이뤄지기 전에 중국 여객기가 한국 땅에 불시착한 것은 처음이라 외교적 파장이 컸다.

당시 워커힐은 중국 민항기 승객과 승무원 96명에게 숙식을 제공했다. 이 중 민항기 승객이었던 마씨가 낯선 땅에서 자신들을 돌봐준 호텔 측의 환대를 잊지 못해 당시 호텔 직원이었던 이씨의 이름 석자도 잘 알지 못한 채 빛 바랜 사진 한 장만 들고 30년 만에 그를 찾아 한국을 찾은 것.
 

30년 전 워커힐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마쉐장씨 가족과 당시 호텔직원이었던 이순호씨. [사진제공=워커힐]


하지만 이씨가 이미 오래 전 은퇴한 데다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해온 탓에 그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중국어 표기가 쉐라톤과 유사한 힐튼 호텔을 워커힐로 혼동하는 일도 있었다.

두 사람의 해후는 호텔 직원들이 나서서 수소문한 끝에서야 이뤄졌다. 30년 만에 해후한 이씨와 마씨는 당시 찍은 사진을 보고, 사고 직후 벌어졌던 일들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겼다.

마씨는 "당시 워커힐의 환대는 공포에 떨던 우리 가족과 많은 중국인에게 온기가 되었고 한국의 정을 심어 주었다"며 "중국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때 창 밖에서 손을 흔들던 이순호 부장도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마씨의 아들이 4살이었는데 집에 있던 어린 아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유독 마씨 가족에게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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