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재호ㆍ이혜림 기자 = 삼성전자가 해외 10개 지역 중 5개 지역의 담당 임원을 바꾸는 큰 폭의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임원들에게 더 중요한 업무를 맡기겠다는 것으로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메라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키로 했다. 이 역시 성과가 미약한 조직에 성공 DNA를 이식하기 위한 작업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과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이 이끄는 부품(DS)과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등 3대 부문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현 체제 유지를 통해 내년에도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지역총괄의 경우 사상 최대 성과를 이끈 지역을 중심으로 담당 임원들의 자리 이동이 이뤄졌다.
임원 인사를 통해 물러난 백남육 한국총괄 부사장 후임으로는 중동지역에서 삼성 스마트폰 및 가전 바람을 일으킨 배경태 중동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배 부사장의 뒤를 이어 중동총괄을 맡게된 이는 이충로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다.
또 유럽지역 실적 개선에 성공한 김석필 구주총괄 부사장은 심수옥 부사장의 휴직으로 공석이 된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사장 후임에는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장인 이선우 부사장이 선임됐다. 또 이 부사장이 떠난 자리는 동남아지역에서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박광기 동남아총괄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김문수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 전무는 삼성전자로 옮겨 박 부사장 대신 동남아총괄을 맡게 된다.
이번 보직 변경은 호실적을 기록한 해외 지역총괄 임원들에게 더 큰 시장을 맡기거나 본사로 불러들여 주요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올해 거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년에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폭의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우선 카메라 사업의 체질 개선과 사업 일류화를 앞당기기 위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해 이미징사업팀으로 재편했다.
기존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한명섭 부사장이 그대로 이미지사업팀을 이끌게 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실적 개선 및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메라 사업에 스마트폰 성공 신화를 이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1위에 오른 무선사업부의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망, 소프트웨어 역량과 제조 경쟁력을 카메라 사업에 이식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선사업부도 이미징사업팀의 축적된 광학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품질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영 및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작업도 함께 추진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메모리사업부의 솔루션 사업 강화를 위해 '솔루션 개발실'을 신설했다. 또 시스템LSI사업부는 시스템온칩(SoC)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뎀 개발실'을 신설키로 했다. 솔루션 개발실과 모뎀 개발실 모두 전무급 임원이 실장으로 선임된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기 위해 완제품부문 B2B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B2B센터'를 준사업부 개념으로 운영키로 했다. 글로벌B2B센터장은 김석필 글로벌마케팅실장이 겸임하게 된다.
이는 사업부별로 산재돼 있는 B2B 사업을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미디어솔루션센터 산하에 '빅데이터(Big Data)센터'를 신설하고 빅데이터 분석 및 예측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성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해 글로벌 1위의 위상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연내 전략회의와 글로벌회의를 열고 내년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정지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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