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시장에서도 이미 예상한 결과다.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한 불확실성과 저물가 등으로 섣불리 금리를 움직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경제는 낮은 수준의 회복세를 지속하는 모양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와 3분기 모두 1.1%로, 2년간의 0%대 성장에서 탈출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분기 1.5%, 2분기 2.3%, 3분기 3.3%로 점차 성장규모도 확대됐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주요 실물경제지표도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는 휴대폰과 음식료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3% 증가해 소비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2%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행진을 지속했다.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경제동향'에서 "경제의 회복 조짐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나, 투자 등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아직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미국 재정 양적완화 리스크 등 대외 위험요인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은 금리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안정적 단계로 보기는 어려워 통화정책을 움직일만한 카드가 되지는 못한다. 석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중인 소비자물가, 원화 강세 추세 등은 금리 인하 요인으로도 꼽히지만 이 역시 금리를 움직일만큼 영향을 줄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 이에 금통위는 금리를 묶고 상황을 좀더 관망하는 쪽에 무게추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2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이달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 동결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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