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대형매물 '우리ㆍ대우ㆍ현대ㆍ동양'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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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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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최근 자본금 상위 10위권 내 증권사 중 4곳이 매물로 나오거나 잠재적인 매물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들 증권사에 대한 가치 평가와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사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대형 매물 출현이 서로 매각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 흥행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 매각을 비롯해 다양한 자구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자기자본 10위권 내 증권사 가운데 실제 매물과 잠재후보군은 4곳으로 늘었다.

4개 증권사 가운데 일찌감치 매물로 나온 우리투자증권은 오는 16일 본입찰을 거쳐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가 38% 지분을 갖고 있다. 시장 예상매각가는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투자증권 매각전은 돌입 직후 KB금융, NH농협금융, 파인스트리트의 3파전 양상에서 최근 분위기는 NH농협금융으로 무게가 기우는 눈치다.

최근 KB금융은 도쿄지점 전직 직원 부당 대출을 비롯해 연이어 사고가 터지며 공격적인 인수자로 나설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인스트리트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사모투자회사로서 인수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혹 해소가 먼저 필요해 보인다.

동양증권은 지난 10월 주요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으로 촉발된 동양그룹 사태로 매각테이블에 올랐다. 지난 12일 법원이 매각을 승인하면서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공개경쟁입찰 형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면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만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인수참여자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 예상가는 2000억~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각 변수는 금융당국이 동양증권을 상대로 진행 중인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 검사 결과다. 결과에 따라 인수자는 막대한 투자자 보상금을 떠안게 될 수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검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보상금 규모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과 채권단으로부터 재무 구조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을 22%로 가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현대증권 시가총액은 9755억원이며 시장에서 매각 추정가는 예단하고 있지 않다. 

KDB대우증권은 내년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 통합 후 매각작업 진행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대우증권이 산은지주의 정책금융기능 역할을 일부담당하고 있는만큼 매물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 4개 증권사 이외 5~6개 중소형 증권사 또한 매각테이블에 오른 상황이지만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잇따른 매물 출현이 되레 인수합병 시장 흥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 매각 가능성으로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은 경쟁적인 대안이 출현했다는 점에서 매각가치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며 "앞으로 매물이 늘어날수록 순자산 또는 청산가치 미만으로 매각가치를 접근하려는 시각이 우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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