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타겟팅 딜레마' 보고서를 통해 "저인플레로 인한 저금리의 장기화는 경기 침체에 대처하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능력을 악화시키게 된다"면서 "적정시점의 금리 정상화 및 정책유효성 확보를 위해 물가안정목표의 하향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직면하고 있는 고민 중 하나로 실제 물가수준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1.1%에 그쳐 지난해 2.2%를 1%포인트 이상 밑돌고 있다. 물가안정목표 범위의 하한선인 2.5%에 비해서는 1.4%포인트 정도 낮아 목표와의 괴리가 가장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금리를 낮춰도 저물가가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미 우리경제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리와 물가간의 시차상관계수 분석 결과,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려 물가를 낮추고 저물가가 심화되면 금리를 내리는 안정적 관계가 불안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이 대규모 양적완화가 진행되고 있고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에 가까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경제가 다시 침체된다면 각국의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고갈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저물가 상황에서 정책금리가 상당기간 조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통화당국이 과거 어느 시점에서 금리조정 타이밍을 놓쳤을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신 연구위원은 "물가 수준의 장기적 하락 추세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선진국 수준에 접근하고 있음을 감안해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와 함께 "통화정책은 △저금리로 인한 통화정책 유효성 저하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 가능성 △국내 경기의 회복기 진입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서 인상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한 금리수준 정상화, 통화정책 유효성 확보로 향후 경기 재침체 및 글로벌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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