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또 지난14일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면서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진행된 재중 항일혁명 투사와 그 가족들의 회고모임에 지 대사가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망명설까지 제기된 로두철 부총리는 물론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도 대거 장의위원에 포함됐다.
이는 이들이 당장은 장성택 처형의 후폭풍에서 빗겨났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희의 정치적 위상에 변함이 없고 일부 장성택 측근의 '생존'도 확인되자 정부 내 일각에서는 북한이 장성택 숙청 이후 내부 추스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장성택 처형에도 김경희가 장의위 명단에 올라옴으로써 일단 그의 지위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숙청 정국이 주춤할 가능성과 관련, "그 부분은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쿠데타 식으로 한꺼번에 숙청 정국으로 몰고 갔을 때 체제가 굉장히 불안해질 수 있다"며 "지금 섣불리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것을 최대한 막으면서 차근차근 진행해나가는 분위기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정부는 장성택 처형 정국 속에서 주말 내내 주요 당국자들이 자리를 지키는 등 긴장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 정세의 변화 상황을 면밀히 주시했다.
청와대는 이날도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사태 이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했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방부나 통일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안보관련 부처와 유기적 체제를 유지, 미국 등 주변국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동향 관련 정보나 분석을 교환하면서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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