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국산차의 올해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뼈 아프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곳은 쌍용차가 유일했다.
국산 타이어 3사는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성공적 연착륙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콧대 높은 독일 명차도 국산 타이어 업체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냈다.
◆ 거침없는 수입차
지난해 판매량 13만대를 돌파하며 사상 처음 점유율 10%를 달성한 수입차업계는 올해 대거 신차를 연달아 선보이며 15만대를 넘보고 있다. 내수 침체 속에서도 수입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낸 것.
특히 독일차 브랜드들은 이미 연초 목표했던 올해 판매대수를 초과 달성했다. 수입차 업계 부동의 1위 BMW는 올해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3만대 판매의 벽을 넘었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BMW는 3만773대로 지난해보다 1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MINI를 포함한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3만6556대에 달한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는 독일차 브랜드 중에서도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약진이 돋보였다. 폭스바겐은 올 들어 11월까지 2만4226대를 팔아 올해 목표했던 2만3000대를 이미 넘어섰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벤츠는 지난달까지 2만277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이달 판매량을 합하면 올해 판매 목표인 2만3000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지난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1만6514대를 판매하며 올해 목표였던 1만6000대 판매를 2개월 앞당겨 달성했다.
수입차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브랜드들은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대표적인 일본차 브랜드인 도요타는 올 들어 누적 판매 6877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다만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신차 효과에 힘입어 작년보다 13%의 성장세로 전체 감소 폭을 만회했다.
혼다와 닛산은 올해 저조한 실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혼다는 올 들어 11월까지 4487대를 판매하며 과거의 영광을 무색케 했다. 혼다는 2008년 1만2356대를 판매해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다. 닛산은 올 들어 11월까지 2770대가 팔려 소폭 증가했지만,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지난해 수준인 983대에 머물렀다.
◆ 뒷걸음질한 현대·기아차, 활짝 웃은 쌍용차
국내 완성차업체는 해외판매를 포함해 1~11월까지 총 786만1130대를 팔았다. 전년동기대비 5% 증가한 수치다. 수출은 661만772대로 6.3% 증가했지만 내수는 국내 경기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25만358대에 그쳤다.
내수가 부진한 이유는 현대·기아차 영향이 크다. 11월까지 현대자동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42.4%로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29.9%를 기록, 지난해에 비해 1.5%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 9월부터 내수시장에서 석달 연속 나홀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앞서 노조파업으로 인한 공급차질과 올해 내놓은 신차가 기대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품질 논란도 거셌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신형 SUV 싼타페에 물이 샌다는 소비자 주장이 잇따르면서, '수(水)타페'라는 오명을 쓰게 되자 지난 8월 공개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이와는 달리 쌍용차는 올해 활짝 웃었다. 지난 11월까지 5만7386대를 팔아 전년 대비 성장률이 35%가 넘는다. 코란도 패밀리 인기가 꾸준한 데다 노조와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성장세가 뚜렷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해와 크게 다를바 없는 모습이다. 11월까지 누적 판매가 70만7678대로 2.1% 감소했다. 내수는 13만3187대로 1.3% 늘었으나 수출이 57만4491대로 2.9% 감소했다. 내년은 걱정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5일 모기업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2년 내 철수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
르노삼성차는 내수 5만2101대로 2.7% 감소했고 수출 6만5503대로 26.3%가 줄었다.
▲국산 타이어 3사, 글로벌 타이어 시장 성공적 안착
올해 국산 타이어 업체들은 글로벌 신차용 타이어(OE)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콧대 높은 독일 명차들로부터 잇달아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타이어는 벤츠의 신형 S-클래스에 OE 공급을 시작했고 BMW의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신형 5시리즈에도 OE 공급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타이어는 2006년 아우디, 2011년 BMW에 이어 올해 벤츠까지 OE 공급을 체결하며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독일의 3대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모두 타이어를 공급하게 됐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일본 3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와 혼다, 닛산과도 OE 공급을 체결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2007년부터 국내 업계 최초로 벤츠에 OE 공급을 시작해 높은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벤츠는 A-클래스에 금호타이어를 처음 장착한 데 이어 스프린터, 비아노, 스마트, 비토 등으로 장착 범위를 넓혀 나갔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프리미엄 소형차인 B-클래스와 최고급 SUV 모델 G-클래스에 추가로 OE 공급을 시작하면서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벤츠 모델에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는 폭스바겐과 MINI,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에 OE를 공급 중이다.
OE 시장의 후발 주자인 넥센타이어도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OE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신차용 타이어(OE) 공식 공급 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일본 미쓰비시, 이탈리아 피아트, 미국의 크라이슬러 등의 세계적인 완성차업체들과 잇따라 OE 공급을 성사시키며, 판매 확대를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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