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대사관, 김정일 추모 주민들로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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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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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를 맞은 17일 주 중국 북한대사관 주변은 아침부터 김 위원장을 추모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를 전후해 삼삼오오 짝을 이뤄 대사관을 찾은 이들은 저마다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었고, 둘이나 셋이서 짝을 이뤄 대형 조화를 대사관으로 안으로 옮기기도 했다.

100명 안팎의 젊은 여성들이 몇몇 남성 인솔자를 따라 '대오'를 갖춰 질서정연하게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들은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파견된 여성 근로자들로 보였다.

대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안에서 별도의 기념행사가 있느냐'는 기자물음에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오전 9시30분께 아직 대사관 안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주민들이 다급하게 뛰어가는 장면도 목격돼 안에서 별도의 기념행사가 예정된 것으로 관측됐다.

대사관 앞에서 기자들과 마주친 북한주민들은 어떤 질문에도 대체로 '침묵 모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40대로 보이는 한 북한남성은 장성택 사건에 대해 묻자 즉각 '반역자'라고 지칭하며 "그런 자들은 우리 경제발전에 아무 필요도 없는 자들", "한낱 우리에게 상관도 없는 자들"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북한정세가 불안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다 알고 있다. 그러나장군님만 계시면, 김정은 동지만 계시면 우리는 앞으로도 잘 살 것이고 강성대국 건설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북한 공관에 마련된 조문소에도 현지 체류 북한인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북한에 필요한 각종 물품 구매나 투자 유치 등을 위해 단둥에 머무는 무역상들과 현지 북한식당 종업원, 중국기업 채용 근로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짝을 지어 북한 영사사무소를 찾았다.

남성들은 검은색 정장 차림을 했고 여성들도 어두운 색 정장을 입은 채 저마다 국화로 만든 꽃다발과 꽃바구니, 화환을 손에 든 모습이었다. 화환에는 한결같이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적힌 리본이 달렸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관계자들도 조화를 준비해 북한 영사사무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북한인들은 대부분 침통한 표정 속에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일부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쳐 반드시 국가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공관 앞에서 만난 한 북한인은 "우리 주체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서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장성택 처형에 대해 "(장성택 일당은) 우리 조국에서는 한갓 쥐새끼무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단둥 북한 영사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입구에서부터 외국 매체 기자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조문소 내부를 잠시 공개하기도 했던 지난해 김 위원장 1주기 때와 달리진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국 공안 당국도 건물 경비원 이외에 사복 요원을 배치해 외신 기자들이 건물 입구에서 떨어지도록 통제해 지난해보다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단둥에 거주하는 북한 무역상들이 많이 찾는 1, 2마루(馬路) 부근의 상가도 행인이 크게 줄었으며 전날까지 정상 영업했던 단둥시내 북한 식당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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