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그릇된 관행에 유례없는 초강력 행정조치를 했지만 건축사 일부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전남도는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 도내 19개 시ㆍ군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620곳을 전수 조사해 366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도는 이를 토대로 건축사 61명에 대해 최소 45일에서 최장 1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26명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도내 전체 건축사 310명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숫자다. 30% 가까이 건축사가 무더기 행정조치를 받은 것은 건축 업계에선 유례가 없는 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전남도가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2150곳을 점검했지만, 영업정지는 고작 4명에 불과했다.
이번 전수조사에서 위반 유형별로는 불법 대수선과 용도변경으로 가구 수를 늘린 경우가 127건, 무허가 증축에 따른 일조권 및 건폐·용적률 위반 133건, 부설주차장 및 조경시설 무단훼손 106건 등이다.
도는 건축주와 설계사 등이 모의해 원룸으로 설계한 뒤 투룸으로 나누는 의도적 '방쪼개기'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웃돈을 얻어 매매하는 투기성 거래가 성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가구당 0.7대를 확보해야하는 주차면적을 줄이기 위해 투룸으로 설계한 뒤 원룸으로 나눠 주차면적 규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전남도의 이 같은 강력행정처분에 건축사 34명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건축사들은 "건물이 완공된 이후 준공검사만을 대행해준 건축사에게 책임을 물어 영업정지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도는 방쪼개기를 한 건물주에 대해서도 원상 복구 이행 조치와 함께 미 이행시 수천만원에 달하는 이행 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방쪼개기는 설계부터 불법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며 "법적 기준에 따라 처분할 수밖에 없다. 다만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해 최고 감경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