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새로운 형태의 저가 프랜차이즈 빵집이 매장 수를 급격하게 늘리면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대기업 빵집의 출점을 규제시킨 사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동네빵집을 보호하겠다던 정부의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 오히려 골목상권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하면서 동네빵집 몰락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빵 한 개에 500원씩 판매하는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재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오픈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저가 즉석 베이커리전문점의 시초인 이지바이는 지난 2010년 11월 첫 매장을 연 이후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100개가량의 직영점과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잇브레드는 지난 3월 강남직영점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경기 용인, 서울 강남, 대구 등에 100개가량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까지 40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인디오븐도 올해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이 앞세운 경쟁력은 가격이다. 빵 가격은 보통 500~1000원 선이다. 가장 비싼 제품도 3000~4000원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저가 빵집의 공세에 정부 규제를 받고 있는 대기업은 물론 동네빵집들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성장세를 멈춘 모습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3175개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3250여개로 75개 증가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20%가량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해와 같이 1280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내 빵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동네빵집도 별다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7000여개로 추정되는 개인 빵집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소 제빵업체인 엠마·빵굼터·로티맘 등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동네빵집 경영자는 "지하철 입구 등에 자리잡으며 고객을 모으고 있는 저가 빵집이 점점 난립하면서 사실상 동네빵집은 손님을 잃고 있다"며 "대기업을 규제하니 저가 빵집들이 생겨나 생계가 힘든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제빵업계 관계자 역시 "정부가 대기업의 사세 확장을 자제시켜 중소기업 활성화에 나섰지만 대기업의 발목만 잡고 있는 꼴"이라며 "저가 빵집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 본래 취지인 '골목상권 지키기'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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