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의결 국내 활성화 과제는?

과징금 면제·봐주기 시각 걸림돌…비용 절감·효율성 제고 등 해외 사례 다수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지난달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안한 동의의결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용하면서 활성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의의결이란 사업자가 원상회복 또는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향후 제도 활성화를 위해 과징금 면제 또는 위반기업 봐주기로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에는 2011년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번 네이버와 다음 사례 이전에 한 번도 활용되지 않았다.

특정 기업에게 과징금을 면제해주는 등 봐준다는 시각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기업들도 동의의결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게 된다.

기존의 제도를 통해 과징금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감액될 수도 있고 법원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무죄 판결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의의결 제도 활성화를 위한 근거는 해외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8년 1월 유럽규제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판매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MS는 소비자들의 웹 브라우저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시스템을 제공하는 내용의 자진 시정안을 제시했고 유럽 집행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여 별도의 금전적 보상은 없었다.

2011년 애플과 해외 주요 출판사들은 전자책 판매 가격을 담합해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에 대해 경쟁저해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유럽규제당국은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애플과 각 출판사는 출판 수수료를 낮춰 판매가격을 정상화하는 시정안을 제시해 금전적 피해 보상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

이처럼 해외에서 동의의결을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이 절감되고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위법성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 제재를 내리고 수년에 걸친 법원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또 법원 절차를 모두 마쳐 3~4년 후에 당국이 승소한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중지 명령의 효력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2008년 공정위가 네이버를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자 제기했던 경우도 5년이 지난 현재도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기술이 바르게 변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업계의 효율성을 따졌을 때 동의의결 제도는 더욱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공정위와 함께 잠정 동의안을 작성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추가적인 동의의결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