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18일 정명철 현대위아 사장을 현대모비스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4개의 주요 부품 및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새로이 이끌게 된 정 신임 사장은 불과 1년만에 보직을 변경해 눈길을 끈다. 정 신임 사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위아 뿐만 아니라 같은 계통의 부품계열사인 메티아와 위스코 대표로 임명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두고 그룹 핵심 부품 계열사의 전문성 강화와 경쟁력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신임 사장은 고려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차 통합부품개발실장(이사), 기아차 기아모터스슬로바키아공장 구매담당(상무) 등 을 거쳐 현대차 통합부품개발실과 변속기를 담당하는 현대파워텍, 엔진을 담당하는 현대위아 사장을 거치며 핵심 부품 개발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현대위아 사장에는 윤준모 현대다이모스 부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윤 신임 사장은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개발담당으로 근무 당시 그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현대다이모스의 사장엔 여승동 현대ㆍ기아차 파이롯트센터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여 신임 사장은 현대·기아차 선행품질실장 등을 거치며 품질 경영 적임자로 낙점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현대차그룹 고위층 임원들은 또 다른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는 이번 인사로 사장직을 내려놓게 된 전호석 전 현대모비스 사장이 올 한해 좋지 않은 경영상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는 고문으로 보직을 옮긴 때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전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품질경영에 발맞춰 발탁된 인물이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현대모비스의 올 3분기까지 영업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11.1% 증가한 24조99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같은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4.7%, 현대파워텍 6.9%, 현대다이모스 6.5%의 매출보다 높은 수치다. 더구나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는 같은 기간 최대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영업익을 기록해 수치만 놓고보면 성과에 따른 인사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들며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기아차와 현대제철 같은 경우 대대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부분 흡수 합병에 따른 후속 인사도 예정돼 있어 큰 폭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완성차 부문 품질관리와 관련된 인사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은 올 한해 동안 국내외에서 품질 관련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R&D)과 품질 부문에서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사임한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설계담당 김용칠 부사장, 김상기 전자기술센터장 등의 후속인사가 관심이다. 설계담당 부사장과 전자기술센터장 후임은 바로 임명됐지만 연구개발본부장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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