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은행 계열 인수전은 지방 금융지주사와 지역 상공인들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경남은행의 경우 BS금융과 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경은사랑 컨소시엄, 광주은행은 JB금융과 광주ㆍ전남상공인연합 간 양자대결로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경남은행 인수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BS금융과 경은사랑컨소시엄,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우선 본입찰에는 참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장에서는 기업은행이 매각가격 극대화를 위한 '흥행 카드'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다.
우선 국책은행이어서 우리금융 민영화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과 정부 요청에 따른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자회사 출자한도 제한(자기자본의 15%) 등이 적극적인 인수를 제약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기업은행 관계자는 "출자 한도 증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다음에 협의해 늘리면 된다"면서 "중소기업 대출 비중만 77%인데 경남지역의 경쟁력 있는 기업체들을 확보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경은사랑 컨소시엄과 BS금융 간 2파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최근 DGB금융이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하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경은사랑 컨소시엄이 인수자금을 모두 마련하고 본입찰에 필요한 제출서류 준비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당초 자금 조달이 어려워 유력한 후보군이 아니었으나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GB금융 등과 손을 잡으면서 걱정을 덜게 됐다. 경은사랑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나머지는 운용사 역할을 하는 MBK파트너스가 15%, DGB금융 5%, 경남은행 직원이 모은 우리사주조합 5%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최근 문제가 제기된 사모펀드 인수 자격 논란에 대해서도 김앤장을 통해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받은 상태다.
경남은행 매각가격은 시장에서 8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1조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최고가 원칙 외에도 지역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는 정성적(定性的) 평가기준도 있다"면서 "과거 지역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력 등을 감안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은사랑 측은 BS금융에도 재무적 투자자 합류를 제안했지만 BS금융은 독자 참여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BS금융 관계자는 "지주사법에 따라 인수 후 30%만 가져가고 나머지 26%는 지역에 환원하거나 유상증자 시 지역상공인들한테 배정하는 등 지역환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본입찰 독자 참여 스탠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신한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전북은행), 광주ㆍ전남상공인연합이 경합을 벌이지만 사실상 신한금융은 인수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금융은 취약한 호남지역 기반을 다지기 위해 광주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입찰에 참여한다"면서도 "지방은행 규모가 크지 않으니 시너지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노조 역시 명분이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대신 사모펀드 큐캐피탈이 상공인연합과 손을 잡으면서 광주은행 역시 지역 환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JB금융 역시 인수 의지가 강해 사실상 이들 간 양자대결로 압축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광주은행 역시 매각가는 8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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